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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8.2_1. title: 도가의 도, 덕, 자연, 무위 사이의 관계 - 세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원칙과 만물의 본질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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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에도 ‘도’ 라는 개념은 존재한다. 유가에서 ‘도’ 는 ‘규범, 인륜’ 의 의미만을 가진다 (참고1). 하지만 ‘도’ 에 대한 개념과 중요도 면에서 가는 유가와 큰 차이를 보인다. 도가의 노자는 유가의 인의예지(유가의 ‘도’) 는 애초에 필요조차 없었던건데, 도가가 말하는 ‘도’ 의 상실에서부터 필요성이 나타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참고1, 14).
대도가 무너지고 나서 인의가 생겨나고, 지혜가 나온 뒤에 큰 거짓이 생겨났다. -도덕경 (참고14)
도가에게 ‘도’ 는 뉴턴의 역학과 같이(물론 현재는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세상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본질이자 진리가 존재한다는 생각이기도 하다. 도가는 ‘도’ 라는 개념 하나만으로 세상천지 만물의 움직임을 모두다 설명하려고 했다. 세상 만물에는 모두 형태가 존재하고(유형) 이름이 붙어 있는 반면(유명) (참고3, 10) 도는 그 어떠한 의지도 가지지 않은(무위), 설명할 수 없고(가도) 표현할 수 없고(무형) 이름도 없는 것(무명) 이다 (참고2, 3).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도는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참고13:공평무사 관념).
천지만물을 움직이는 힘은 ‘도’ 이다. 도는 아무런 의지가 없다(무위). 그럼에도 도는 모든 것을 발현시키고 이루어낼 수 있다(무불위) (참고8). ‘덕’ 은 ‘도’ 가 개별적인 사물에 전개되어 그 개체의 본성을 이룬 것을 말한다 (참고5, 12, 15). 굉장히 추상적인 예를 들면 (참고4), 휘발유가 ‘도’ 이고 자동차라는 사물이 있다면, 기름(도)이 자동차에 들어감으로써 비로소 교통 수단이라는 의미(덕)를 부여한다고 보는 것이다. 소프트웨어공학적으로 생각하면, ‘도’ 는 객체를 생성할 수 있는 뼈대인 클래스(class, abstract) 이고 ‘덕’ 은 객체(object)이다. 당연히 ‘도’ 로부터 각 사물에서 발현된 ‘덕’ 또한 아무런 의지가 없다. ‘도’ 는 아무런 의도가 없었으므로 ‘도’ 와 ‘덕’ 은 지배와 피지배 관계도 아니다.
이러한 ‘도’ 의 성격은 ‘자연’ 이다. 여기서 자연은 푸릇푸릇하고 아마존 냄새 풀풀 나는 생태학적 자연(nature) 이 아니라, 그냥 의지 없이 흐르는 것(flow) 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참고7). 인간 또한 도와 덕에 의해 생겨나고 자랐다 (참고6). 이러한 논리로, 도가는 하늘과 땅과 사람(천지인)이 본받고 따라야 할 것은 도의 자연함(flow) 이라고 주장한다 (참고9). 이때야 비로소 사람은 자화(스스로 잘됨), 자정(스스로 정화함), 자부(스스로 부유해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참고11).
@12/28/2021, 12:02:00 AM
물론 현대사회에서 도가의 관점은 굉장히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기 쉽다. 하지만 결국에는 도가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이 꽤나 정교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의 단 하나의 원칙 - 본질 - 을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대단하고, 세상을 ‘도’ 와 ‘자연’ 이라는 하나의 컨셉으로 차근차근 확대해서 해석해 나가는 그 과정과 정교함이 존경스럽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