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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없음

원제
No Rules
저자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2020
접한날
2021/02/08
주제
경영
계기
deer 책상에 굴러다니고 있었음. 화려한 표지에 적혀진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음. <원칙> 과 어느정도 대비되는 입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흔히 많은 경영자 또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조직에 생겨나는 규칙들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경계하고, 규칙 없음에 대한 대안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기 위해서 구매. 특히 최근에는 hellocock 에서 규칙에 대한 생각으로 갈등이 있었는데, 이 책이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표현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규칙이 없다는 것에 대해 선구자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전제를 부여했을까? 생각에 답을 얻기 위해.
다 읽은날
2021/05/31
보유여부
실물보유
상태및평가
1번 읽은 책
추천하는 책
리뷰를 작성했음
제텔카스텐 백링크

총평

총평 : 전부 읽고 남는 하나의 생각만을 작성함.
규칙 없음? 처음에는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들렸다. 얘들 (넷플릭스) 어차피 그냥 스트리밍만 계속 돌리면서 먹고 살면 되는 뻔한 애들 아닌가. 그래서 그냥 좋은 아이템 하나 들고 뻔한 사업 하면서 떵떵대는 것을 경영 혁신이라고 치부하면서 자위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던 나를 때려주려고 했는지 책 초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아... 이렇게 생각을 열고 책을 받아들여볼 수 있었다. 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면 별 것 아닌 것이지만 - 이렇게 도메인 내에서의 체제 전환도 엄청난 용기와 엄청난 리소스가 투입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커다란 두 번의 변화를 어쨌든 넷플릭스는 해냈다.
넷플릭스는 우편물을 이용한 DVD 배송 업체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제 권위있는 상을 받아내는 컨텐츠 제작사로 발전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두고,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규칙은 쓰레기야, 규칙은 필요 없어!" 를 말하고자 하지 않는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혁신과 속도가 중요한 집단에서, 충분히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굳이 규칙이 없어도, 몇몇 프레임워크만으로도 더 유연하게 성과를 내도록 만들 수 있다." 로 요약할 수 있다.
F&R (Freedom and Responsibility), R&P (Rules and Process). 를 선택하는 것은 현재 당신 회사 (집단) 의 인적 자원에 대한 상황 (human resource) 과 회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따라서 결정해야 한다. 모두가 훌륭한 인재인가? 아니면 몇몇 사람만 훌륭하고 나머지는 일꾼인가? 급변하는 세상에서 창의적으로 새로운 모델들을 만들어내며 혁신해야 하는가? 아니면 한 번의 재앙이나 오류를 어떻게든 막아야만 하는가?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실천하는 데 한계도 많다. 스타트업에서 인재밀도를 구축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일반적인 집단에서 인재밀도를 구축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이 들어간다는 점같이 굉장히 현실적인 한계가 우선 생각난다. 하지만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사람들만 그런 것인지, 규칙에 너무나도 익숙하다는 점이다. 정말 답답하게도 규칙에 익숙하다. 툭 하면, "아 얘네들은(우리는) 왜 이렇게 절차가 없어, 쟤네들은 왜 이렇게 체계와 프로세스가 없어!" 라는 말을 하곤 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이 "절차와 프로세스가 없어서" 라는 말이 정말 많이 들리곤 한다. 동시에 "배울 것이 없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정확히 말하고 싶다.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기업에서의 절차는 배워야 한다. 다른 기업이 일을 진행하는 워크플로우도 배워야 한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의 데이터가 흘러가는 파이프라인 설계도 배워야 한다. 나의 일의 많은 부분을 모듈화해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절차를 배워야 한다. 하지만, 절차 없음을 추구하는 것과 배울 것이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나는 적어도 사람들이 바뀌지는 않더라도, 이와 관련해서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우리는 분명히 고객센터 한 번을 연결하는데 불편함을 느낄까, 왜 기업들은 항상 법과 규제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불평할까, 왜 우리는 대학교 교직원들이 일을 답답하게 한다고 느낄까, 왜 우리 학교의 동아리들은 항상 틀에 갇힌 일만 반복할까, 왜 우리는 회사에서 무조건 12시에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1시간 안에 점심을 먹고 돌아와야만 할까.
많은 사람들이 하는 오해가 몇 더 있다. 절차가 많은 것을 최적화시켜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절차를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희생하기도 한다. 출퇴근시간이 9시부터 6시로 정해져서 출근 시간에 모든 사원들이 빠르게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득이지만, 저녁 9시에 반짝 집중해서 평소 3시간이 걸릴 일을 1시간만에 처리하고 있는 개발자가 다음날 출근을 위해 짐을 싸서 집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유연성을 포기하고 규칙과 절차가 만든 경직성의 혹독한 대가이다. 9시부터 6시까지 시간을 채우고자, 규칙이 요구하는 명세만을 따르게 되는 것도 비슷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절차를 만들어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딱 이만큼만 할 거니까, 이만큼에 대한 시간만 일하고 맘편히 쉴 수 있게 해 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어보고 싶다.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면 규칙 없이 쉰다. 얼마나 좋은가. 물론 나는 그런 분위기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내 자신에게 "넌 잘 했으니 일주일 쉬어도 돼" 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 큰 스트레스이다. 책중에서는 이런 스트레스가 많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고, 이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도 간단히 소개된다.
교향곡이 말고 재즈를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를 워터폴이 대신 린/애자일함을
물론 사회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책에서는 이런 불상사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재 밀도를 제시한다. 그리고 인재밀도를 높이고 인재들끼리 계속 끊임없이 선순환할수 있는 문화를 고민하고 고민한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은것도 사실이다. 내 팀원들이 과연 밀도높은 인재인가? 경쟁률이라고 해 보아야 1:2 밖에 안 되는 우리 동아리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 아니 그전에 앞서서 나 자신은 과연 밀도높은 인재인가? 무엇보다, 나는 어떤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일하고 나를 어떻게 여기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생각보다 <원칙> 과 많이 대비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원칙> 은 보편적이고, 굉장히 놓치기 쉽지만, 한번쯤 생각해 보면서 나를 돌아보도록 권유하는 책이다. <규칙 없음> 이 포괄하는 범위의 no rule 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그리고 개인과 단체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 반면 <원칙> 은 개인의 인생을 놓고 이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있다. 오히려 <규칙 없음> 이 책의 저자는 <배민다움> 의 저자와 어느정도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은 목적에 대해 성취한 정도 : 100%
만족도 : 80%
영향을 준 것들
SAI 의 원칙에 대해서 - 극단적으로 투명해져라, 공개해서 나쁠 것이 없다 : https://github.com/sju-coml/SAI/blob/master/archive/Season4_선발기준.md
<원칙>,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는가> 와의 케미
내가 하는 일을 표현하기 위한 인스타 계정 생성
hellocock 에서의 태도. 피드백은 무례한 것이 아니다.
deer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됨.

리뷰 내용 목차

내용

내용에 해당되는 부분들은 여러 번 검토되지 않으며,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내용을 바로바로 적어 내려간 부분이다. 정제되지 않은 부분이 충분히 많을 수 있다.
책이 전반적으로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1.
이런저런 것을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해 보았다. (대체적으로 규칙을 없애는 것)
2.
당연히 이것을 할 때 들 만한 걱정들과, 그것들이 실제로 발생했던 문제는 이랬었다.
3.
이런 문제들을 다음과 같이 해결함으로써 해결했다.

서문

이 책도 서문이 굉장히 흥미롭다.
넷플릭스는 빠른 변화에 적응했지만 블록버스터는 왜 적응하지 못했을까? 그들에게는 브랜드가 있었고, 힘과 자원은 물론, 비전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를 가볍게 내쳤다. 당시에는 나도 잘 몰랐지만, 우리는 블록버스터에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였다. '인재 밀도' 를 기반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넷플릭스는 다르다! 규칙이 없는 것이 규칙이다.
스르릉은, hellocock 은, deer 은? 인재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가? 얼마나 절차를 중요시하는가? 얼마나 인재들이 훌륭한가? 그렇다면 나는, 내가 이끄는 그룹들을 충분히 "규칙 없이" 이끌고 있는가? SAI 에서 각 Season 마다 workspace 를 만들고, 스터디 포맷을 만들고, 컨퍼런스 콜이라는 제도를 매년 시행하기로 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인가? 이런 규칙은 도대체 왜 만들어야 하는가? SAI 도, 스르릉도, hellocock 도, 충분히 "인재 밀도" 가 높지 않은 것이 아닐까?
이 책의 공동저자 집필한 에린 마이어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넷플릭스의 컬처데크 (회사 내부용 127개 슬라이드) 를 좋아하는 것은 그것의 정직성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그 내용 (문서에 적힌 내용) 때문에 혐오한다.
에린 마이어는 이런 점을 지적한다.
비범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을 해고한다? → 경영 측면에서 형편없다. "심리적 안전" (psychological -safety) 에도 위배되고, <두려움 없는 조직 (The Fearless Organization)> 의 주장과 정면으로 위배된다. 회사분위기가 편안하고 안전할수록 활발한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가.
휴가에 제한이 없다. →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휴가일을 제한한다는 것은, 사실은 휴가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한된 휴가일을 쓰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니까. 회사가 휴가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해주지 않으면 실제 휴가일수도 크게 줄어든다. 그게 과연 옳은가?
항상 정직하라. → 물론 좋다. 그런데 퉁명스럽게 툭 내놓는 것도 문제고,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하고, ... 기술을 섞어 외교적으로 훌륭한 말을 한다면 자신감을 복돋을 수 있다. 때로는 정직한 것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이 원칙만을 고집하다가는 서로를 못마땅하게 여기게 된다.
화살표를 기준으로 왼쪽은 컬처데크의 내용 일부, 오른쪽은 에린 마이어의 생각이다. 훌륭한 경영이라고 생각하고, 전통적인 경영이라고 생각한 오른쪽 내용은 많은 회사들에서 흔히 하는 걱정이고, 그래서 만들어진 규칙들이다. 정말 놀랍게도, 나의 근처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hellocock 은 정확히 동일한 이유로, 위에서 말하고 있는 세 가지 요소들 모두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deer 은 경영진이 HRD 를 위한 시간을 매주 정해 놓고 고민한다. 전사 미팅을 정기적으로 가지며, 그때마다 '함께 일하고 싶은 팀원 되기' 를 강조한다. "솔직한 동료 피드백" 을 강조하면서, 오른쪽과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감사한 마음" 을 가지고, "상대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 을 가지고 피드백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 에린 마이어는 이 점을 인정한다. "넷플릭스는 유별난 성공길을 걸었다."
소비자, 비평가,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이다.*
*각 요소들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이 있음 (조회, 골든글로브 후보, 평판평가수치 등...)
산업성격이 바뀔 때 적응하지 못하는 대다수 기업과 달리, 넷플릭스는 소용돌이치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왔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방송국,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과연 유연한가? 내가 보았던 드라마 촬영 현장은 굉장히 뻣뻣하고 경직되어 보였다. 모두가 숙련되어 보였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은 아니었다.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왜 우리나라의 조선사업은 망했을까? 그렇게 크고 튼튼해 보이는 기업이 왜 망했을까? 당장 hellocock 이 미니어처를 공급하는 북창기업은 미래의 주류산업도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의 문화가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책에서 말했던 '블록버스터' 는 어떻게 될 것인가? LG, 모토로라, 노키아의 스마트폰 개발도 비슷한 맥락에서 관찰할 수 있다.

흔히 일어나는, 아주 와닿는, 규칙이 생기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러한 규칙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이 책의 메인 집필자이자,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의 경험이 나에게는 너무 와닿았다. 리드 헤이스팅스에게는 넷플릭스가 두 번째 창업인데, 첫 번째 창업은 소프트웨어 벤처였다.
처음에는 업무활동을 제한하는 규정이나 방침을 최소화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일에 쫓길 때마다 집 주방에서 일하겠다고 했는데, 시리얼을 그릇에 쏟아붓는 것이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는 이유에였다. 허락은 필요없었다. 무엇을 구매할 때에도 ... 결제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던 회사가 덩치가 커져갔다. ... 몇몇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는데, 금전적으로 피해를 보았다. 나는 재발방지를 위해 프로세스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영업직원 한명이 예비고객을 따라 1박에 80만원짜리 호텔에 머무르는 일이 생겼을 때, 직원의 출장규정을 작성하게 했고 이 금액을 초과할 때는 경영진 승인을 받도록 했다... 누군가의 개로 인해 사무실 양탄자가 뜯어지고, 개 출입금지 규정이 생겼다. 규정과 통제는 사무실의 기본 수칙이 되었다.
정말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닌가?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를 보고 pros and cons 를 이와 같이 정리했다.
능률이 꾸준히 올랐다.
창의력이 떨어졌다.
신속한 혁신이 불가능해졌다.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은 승진했지만, 창의력이 남다르고 독자적인 행보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를 답답하다고 여겨 다른 직장을 구해 나갔다.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속이 쓰리지만, 회사가 성장할 때 으레 있는 일이겠거니 하며 마음을 달랬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회사를 사야만 했다.
시장이 C++ 에서 Java 로 변화했다. 우리도 바뀌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직원에게 변화가 아닌 절차를 요구했다. 결국 회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에 만든 게 넷플릭스다. 실수 방지책이나 규정을 고수하는 대신 자유혁신을 장려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람도 알고 있었단 말이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할 때 규정이나 통제절차로 직원을 관리하지 않으면, 조직이 쉽게 혼란에 빠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는 무엇인가.
단, 이정도로 자유로운 토대를 마련하려면 우선 두 가지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1)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2) 솔직성을 키워라. 그리고, 이 두가지가 뒷받침되는 순간 (3) 통제를 없애라.
나에게 와닿는 단어는, 자유와 책임 (Freedom and Responsibility, 책중에서 F&R 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등장) 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책에서는 (1) (2) (3) 을 이루는 방법을 3부로 나누어 설명한다.

1. 인재 밀도를 높여라.

친절하게도 요약된 내용이 책에 들어 있다.
리더로서 비범한 동료들로만 채워진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비범한 동료들은 중요한 일을 능숙하게 처리한다. 또한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이고 열정적이다.
심사가 비뚤어졌거나 / 게으르거나 / 착하기는 한데 성과는 별 볼 일 없거나 / 매사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하나라도" 끼어 있으면 팀의 전반적인 성과가 저하된다.
그렇다면, 비범한 동료들은 어떻게 골라낼 수 있는가?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비범한 동료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hellocock, 스르릉은, deer 은 "비범한 동료" 들로 이루어져 있는가? 어느 팀이 가장 동료 선발에 있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가? 이 동료를 구하는 일이, 과연, 팀이 어떠한 성과를 내기 전부터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을까?

인재밀도 구축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라.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재밌었던 부분이다. 넷플릭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가 인재밀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월 200도 못주는 스타트업들은 어떻게해 ㅜㅜ.. 그럼 hellocock 이나 스르릉 입장에서, 최고의 팀원을 섭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요인이 인재들을 혹하게 만들 수 있을까?

록스타 원칙

조금 놀라운 결과였다. 일반적으로 2~3명의 퍼포먼스를 낼 것 같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능한 프로그래머 1명은 일반 프로그래머보다 20~30배 빠르게 코딩, 디버깅, 배포작업 각 분야에서 빠르게 목표를 달성했다.
나는 "유능한" 직원인가? 세 달만에 자율주행 킥보드의 전체 시스템을 돌려 버리고, 한달에 영업을 30군데씩 골인시키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위와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이런 말을 한다.
일반 직원 5~10명을 데려올 비용으로, 최고 직원 1명을 고용하라.

보너스를 주지 마라.

일반적인 업계에서는 다양한 지표를 세워두고 이것을 충족했을 경우 더 많은 보수를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면 KPI : Key Performance Indicators 같은 기준들 말이다. 과연 이것이 유용한 방식인가?
이런 보너스 방식은, 미래를 계속 예측할 수 있고, 현재목표가 미래에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제다. 베스트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성공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보너스가 보이든 말든 목표를 향해 모든 자원을 쏟아붓는다.
Hungry.
넷플릭스는 이런 보너스 방식이 굉장히 형편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인재들을 묶어둘 수 없는 구조라고 이야기한다. 최고의 인재들을 묶어두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만약 최고의 직원이 있는데, 연봉 7천에 보너스 3천을 고르겠는가 연봉 1억을 고르겠는가? 당연히 후자다. 그 자체만으로도 할 말은 다했다.
매년 연봉 인상 타이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조금 알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연봉 인상을 고려해서 현재 연봉 지급액의 2%~5% 를 연봉밴드라고 하며 예비해 둔다고 한다. 그래서, 만약 A 팀의 a가 연봉을 7% 인상해 가면, 나머지 직원은 5% 도 채 인상받지 못하는 것이다. 최대 올릴 수 있는 연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성과를 낸 우리 직원이 우리 회사에 계속 있으면 많아야 5% 의 연봉 인상을 받는다. 그런데 다른 직장을 가면 연봉이 최소 10% 이상 오른다. 어떻게 유능한 인재를 계속 묶어둘 수 있을 것인가? 인상 풀과 급여밴드를 생각하지 말고, 그냥 그 직원의 가치대로 연봉을 매긴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이렇게 시행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때문에, 무작정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런데 굉장히 직관적이지 않은가. 최고의 직원이 이탈하는 것은 당연히 회사가 원할 바가 아니고, 최고의 직원이 해야 할 일이 없는 회사도 좋은 회사가 아니지 않겠는가. 만약 우리 회사에 마크 주커버그가 오면 어떻게 일을 하게 될까? deer 에서는 최고의 플레이어를 고집하지는 않는다. 다만, Right Time in Right Place 를 강조하는 듯 하다. 그 이유는, 여기 팀에 "마크 주커버그" "빌 게이츠" 가 온다고 하더라도, 별로 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다. 대신,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위치에 있는 것" 을 강조한다. 둘이 상당히 반대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듯 하지만, 인재밀도를 높이기 위해 자율주행팀은 물론이고 정말 많은 팀원들이 면접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잘려 나갔다는 소식을 종종 듣곤 한다.
기존의 방식은, 개인의 상품 가치가 몇 달 사이에 크게 솟을 일이 없을때에나 적용 가능했다. 어떤 직원을 잃기 싫다면, 그 사람의 시장가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회사가, 그리고 개인이) 알게 하고, 그것을 (회사가, 그리고 개인이) 알게 하여 그에 맞는 금액을 인상한다.
아래 한 마디로 정리가 된다.

직원들에게 리크루터에게 전화가 오면, 얼마 주는데요? 를 물어보게 하라.

리쿠르터는 가장 객관적으로 개인의 시장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준다 ... 이미 외부와 다 이야기하고 와서 시치미를 떼는 게 더 나쁘다. 리쿠르터에게 전화가 왔을 때, 몰래 화장실에 가서 받는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 ... 그럼 그 사람은 이미 다 결정을 하고 우리는 보내줄 수 밖에 없다. 대신, 그 사람의 가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그것에 맞게 인상함으로써 인재를 묶어둘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라.

나는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가? 숨기고 돌려 해결하려고 한 적이 있는가?
상대를 공격하거나 마음상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선의를 가지고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후 자신의 감정과 의견, 상대방에 대한 피드백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deer 가 피드백에 대해서 가지는 태도가 생각나는 문장이었다. 아직 deer 에서도, 피드백 문화가 온전히 자리잡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피드백 (상대방이 들었을때 기분이 나쁘지 않으며, 상대방이 보지 못하는 것을 말해줄 수 있으며, 상대방이 발전할 수 있는 것, 그 역도 성립) 은 이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얘기를 그 사람에게도 했겠죠? 그는 뭐라고 하던가요?
나도 일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바로 말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1) 그런 말을 하기가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2) 나도 잘못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의 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이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 주기를 바라면서 그런 말을 당사자가 아닌 남에게 한다. 굉장히 이기적이지 않은가? 그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을 때, 우선 감정적으로 스크래치가 난다. 또한, 나도 빠르게 피드백을 받을 수 없고, 상대방도 빠르게 발전할 수 없다. 솔직히 말해서, 모든 팀원들에게 그런 행동을 했던 것 같다. hellocock 과 스르릉은 물론 SAI 에서, 최근에는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나부터 조금 더 솔직해지려고 한다. deer 도 마찬가지로,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피드백을 할 기회가 있다면 직접적으로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LAON 학생회가 생각났다. 당시 단대장이었던 희주누나는, '내가 해우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렇게 중간에서 불만을 수렴하고 피드백을 전달해 주는 방식은 "건전한 피드백" 에 서투른 학생회 친구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서로의 얼굴을 대고 건전한 피드백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 익숙해지면 "누구누구가 너의 행동에 의해 불만이 많다." 라는 말을 건네들을 필요가 없어도 되지 않았을까? 또한 서로의 감정이 상하는 일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 직원들이 평소에 상호발전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책에서는 이런저런 피드백 상황의 예시를 들었다. 결국, 상대는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분명히 존재했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hellocock 에서 나는 기획 일을 하고 있다. 11번가를 수연과 함께 준비하며, 서로의 일정이 엇나가며 새벽 3시까지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내가 준비해온 기획이 부족해서 상대방이 많이 고치게 되었고, 나도 디자이너에게 요청했던 작업 일정이 전혀 맞지 않았던 상황에서 서로가 굉장히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지쳐 있었다. 그 다음 주, 서로에게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자리를 강제로 만들었다. 이런 것을 의식하고 만든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 근데 뭐가 문제였을까?" 라는 생각에서였다. 많은 피드백이 오갔다. 이후로 상대방도, 나도 이에 대해서 특히 더 신경쓰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깊었던 피드백은 "우리 타겟이 20대 여성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실질적으로 20대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같은 것으로 접해 보는 것은 어떤가?" 책에서도 비슷한 맥락이 나오는데, 나도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아 그렇구나. 그걸 내가 놓치고 있었구나! 나는 바로 유튜브에 들 가서, 관련 유튜버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에도 종종 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의식적으로 신경쓰게 되었다.

왜 말을 하지 않는가? 사람들은 본인에게 피드백을 원하고 있다. 사람은 솔직한 것이 필요하고, 좋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싫어한다.

위에서 내가 당사자에게 바로 피드백을 전달하지 못하는 이유로 "(1) 그런 말을 하기가 상대방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2) 나도 잘못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 않았을까?" 를 제시했지만, 아주 감사하게도 책에서 비슷한 고민을 한 흔적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내 견해를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내키지 않는 논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
동료들의 비위를 거스르거나 화를 돋우고 싶지 않다.
비협조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싫다.
책에서는 피드백이 이렇게 좋다면, 왜 피드백을 권장하는 회사가 많이 없을까? 에 대한 간단한 의문을 던진다. 책의 저자는 "싸움을 조장할 수 있어 자칫 위험하다" 고 했고, "생물학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으며, 다수 앞에서 그런 피드백을 들었을 때 특히 더하다" 라고 덧붙였다.
다수 앞에서 피드백을 주는 것은 특히 더 "민망" 하다. 또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예전 hellocock 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을 때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언급한 적 있었다. 유리잔을 500개나 사놓고, 하나도 팔지 못한 일이었는데, 태정은 이것을 조금 숨기고 싶었던 모양이다. 여기서 나와 수연은 '몇 개 못 팔았다' 라는 태정의 말에 바로 '하나도 팔지 못했다' 고 정정을 했는데, 당시 태정이 매우 민망해하고 부끄러워했다. 이후, 이에 대해 잘잘못을 가리는 갈등이 있었다. 물론, 방금 생각난 사례는 올바른 피드백의 사례라고 할 수 없을만한 일이지만 만약 나에게 그러한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피드백이 들어왔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나의 태도를 수정할 수 있을까? 필자는 수백명의 넷플릭스 매니저들이 있는 세미나 현장에서 인종 차별에 대한 피드백을 참석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예상치 못하게 받았다고 한다. 굉장히 화가 났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그 행동을 바로 수정해서,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발언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과연 나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든, 받는 사람이든, 그 어떤 사람도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재밌는 것은, 조사에 따르면 긍정적인 피드백보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더 자신의 발전으로 이끈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Q.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입니까?
이것은 레이 달리오의 PRINCIPLE 원칙 에서 중요하게 여긴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자신에게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 줄어드는데, 그렇게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일론 머스크는 말한다.

피드백 루프 (feedback loop) 만들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여기에 있는 내용을 한번 실제로 시도해볼 만 하다고 생각했다.
피드백은 오해를 피하게 하고, 공동의 책임감을 조성하며, 규정의 필요성을 줄인다.
1.
회의의 시작과 끝을 피드백으로 한다.
2.
1:1로 대화하라
3.
상대의 피드백을 진심으로 기다린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a.
e.g. 비판받는 것이 즐겁습니다.
b.
e.g.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4.
소속 신호 (belonging cue) 로 응답하라.
a.
감사 인사를 한다.
b.
호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5.
건전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칙이 아닌 맥락으로 이끄는) 피드백 지침을 만들고, 이를 교육하고, 따르게 한다.
hellocock 팀원들은 물론, 스르릉 팀원들은 속마음을 잘 이야기하지 않곤 한다. 최근에 스르릉은 나의 마음 이탈과 노력하지 않는 태도, 혜연의 역량 부족으로 커다란 갈등을 겪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간중간 피드백을 받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뒤늦게 밀려온다. 왜 말 안하는 팀원을 말하게 만들지 못했을까, 그게 왜 잘 굴러간다고 생각했을까. hellocock 에서 정연 누나도 마찬가지로 개발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스르릉의 영채와 hellocock 의 정연누나 모두, 중간중간 '개발에 신경을 써라' 라는 시그널을 보냈지만, 나머지 인원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왜 우리가 알 수 있도록 피드백을 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 두었을까? - 사람들이 내 견해를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 :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이유를 함축하면 대부분 여기 속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연누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속상해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참아 왔다고 한다. - 까다로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 - 내키지 않는 논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 동료들의 비위를 거스르거나 화를 돋우고 싶지 않다? : 영채는 말하지 않고 굉장히 참아내는 편이다. 그리고 표현을 하는 것에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다. - 비협조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싫다. 그리고 그런 말을 했을 때, 분명히 다른 인원들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마음에 대해서 왜 싱크를 맞추지 못했을까? 업무적으로 싱크를 맞추지도 못했고, 마음의 싱크도 맞지 못했다. 이외의 인원도 주고싶은 피드백을 주지 못했고, 속해 있는 인원도 피드백을 주지 못해서 굉장히 아쉽다. 만약 피드백타임이 있었다면, hellocock 에서 일에 집중하지 않는 새로 들어온 친구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개선사항을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나도 한번의 거대한 고통 대신 자잘한 고통을 여러번나누어 맞고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건전한 피드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넷플릭스는 건전한 피드백을 위해 다음과 같은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름은 4A 이다.
좋은 피드백이 무엇인지, 문서로 명확히 밝히고, 좋은 피드백에 대해서 끊임없이 교육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사용하라.
피드백을 줄 때
Aim to assist :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하라. 피드백은 선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불만털이, 자신 변호를 위한 피드백은 용납할 수 없다. 변화가 상대방 개인이나, 회사에게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납득시켜라.
Actionable : 실질적인 조치를 포함하라. 피드백은 받는 사람의 액션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해보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피드백을 받을 때
Appreciate : 감사하라 피드백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자기방어를 하게 되는데 (생물학적으로), 이 반응을 잠깐 묵혀 두고 자문해 보아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그 의미를 짚어 보고, 수세를 취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Accept or discard : 받아들이거나 버려라. 일단 듣고, 충분히 생각을 하고 나면, 그 피드백 중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려라. 그것은 순전히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선택이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똑똑한 왕재수는 사절 자기 할 말을 신나게 다 하고 나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솎아내라.
하지만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며, 이렇게 자연스럽게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발전과정
1.
연간수행평가 (annual performance review) 에 착안한 양방향 (상향식+하향식) 익명 평가, 점수를 통한 평가, 이름을 "360도 서면 평가" 라고 붙임.
2.
익명성 제거
3.
점수 제거 (목표는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지, 정해진 틀에 넣어 분류하려는 것이 아니다.)
4.
서로가 받은 크리티컬한 피드백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선샤이닝
5.
정기적으로 라이브 360도 서면 평가 진행.
사회자는 모든 대화를 모니터링, 이러한 피드백들이 선을 넘는지, 4A 를 준수한 "건전한" 피드백인지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그런 기색이 보인다면 바로 피드백을 넣도록 함.
→ 지금은, 정기적인 360도 라이브 서면 평가를 진행하는 듯 하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면 괜찮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죠. ... 누군가가 선을 넘으면 거의 예외 없이 즉석에서 "그런 말은 도움이 안 돼요." 라는 피드백이 나옵니다. ... 지적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삶을 발전시켜 주는 선물이라고 여긴다면 해볼 만 합니다. ... 피드백을 받는 것은 치과를 가는 것과 같다.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프로스포츠 팀에 가깝다. 키퍼 테스트를 수행하라.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굉장히 자극적인 표현 아닌가..? 과연 hellocock 에서 이런 분위기를 추구했다면 아마 부스러졌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브랜드는 이렇게 피터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지 않는다. 그리고 "업계 최고의 팀원을 그 자리에" 라는 원칙은, 당연히 초기 스타트업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당장 나부터도, 내가 최고의 팀원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이것은 언제부터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일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관련 내용을 읽었다. 과연 넷플릭스는 이것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을까? 그러면서도, 이 책은 물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과 그 팀원들의 이력/학력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인재밀도가 모자라서 속도가 느린 것일까?"
대단한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더 좋은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다. ... 직장은 어떤 사람이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고, 그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가 마련된 그런 마법같은 기간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프로스포츠 팀과의 유사한 점
뛰어난 기량이 요구된다.
이기는 팀이 되도록 훈련받는다 :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넷플릭스에서 유명한 키퍼 테스트는 딱 이것이다.
팀원 중 한 사람이 내일 그만두겠다고 하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설득하겠는가, 아니면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사직서를 수리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는 이유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업계 최고의 대우 +
솔직한 문화 +
매일매일을 단위로 일어나는 평소의 피드백 +
실패에 대해서 선샤이닝 (무엇을 실패했나요? 왜 그랬나요? 무엇을 배웠나요?) +
성과 중심의 문화 +
계속 언급하겠지만, 한 번 못한다고 해고당하지는 않는다.
채용 시부터, 불안정성에 대해서 계속 직원을 상기시킨다.
등수를 매겨서 몇 등까지 잘라내는 등, 내보내기에 대한 규칙 없음. +
스택 랭킹 (stack ranking), 랭크앤양크 (rank and yank) 등으로 내부경쟁을 부추기고 팀워크를 망치는 최악의 규정을 만들지 않는다.
짠! 키퍼 테스트를 수행할 자격 획득
대부분의 미국 대기업들은 성과향상계획서 (Performance Improvement Plan) 라는 것을 제출하게 한다.. 몇 달에 걸친 피드백과 이것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증명 .. 하지만 변화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PIP 는 해고를 지연시킬 뿐이다. 차라리 그 시간만큼의 퇴직금을 배로 쳐 주고 내보낸다. (fact : 미국 기업의 연평균 이직률이 자발 12% + 비자발 6% = 18% 였는데, 넷플릭스의 경우 자발적 3% + 비자발적 8% = 11% 이다.)
키퍼 테스트를 수행하는 중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완화해 주는 넷플릭스의 문화
1.
인스턴트 키퍼 테스트 : 그 자리에서 키퍼 테스트를 상사에게 물어보는 것.
case 1 : 무조건 잡지 → 두려움이 말끔히 사라진다.
case 2 : 음 잘 모르겠어 + 피드백 →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case 3 : 지금 하는 일이 나의 능력에 맞는지 확실히 따져볼 수 있게 된다.
2.
사후 QnA 를 통해 투명하게 선샤이닝하라.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간의 사정 설명과 직원들의 질문에 솔직하게 응답을 제공해라.
자신이 다음 차례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줄이고 회사와 매니저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뒷담화가 줄어들면 비능률과 부정적인 감정을 조장하는 가십도 함께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사내 정치' 라는 불쾌한 용어도 털어낼 수 있다.
hellocock 을 진행하며 나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은 적 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모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직접 듣지 못하고, 건너 들을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물론 지금도 정치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조금 더 큰 조직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자칫 사내정치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스르릉은 그런 타당한 불만을 제시하는 과정조차도 없었다. 푸념과 피드백은 다르다. 극단적으로 메타인지를 해보면 만약 내가 피드백을 받아들일 자세가 된 사람이고, 평소 그런 피드백을 잘 수용했더라면 나에게 직접 이야기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단지 그것은 불만을 느낀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피드백을 주지 않는 이유> 에 해당하는 모종의 이유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한 불만의 이야기를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함께 일하려면 고쳐져야 하는 내용이다.

2. 솔직한 문화를 강화하라

... 회사가 잘되도록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애를 쓰는데, 내게 한마디도 안 해주다니...
잊지 말자. 이것들은 "인재 밀도 구축하기, 신뢰 쌓기" 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 시나리오도, 딱 제목만 봐도, 어떤 문제들이 등장할 지 훤하다. 정말 많은 애매한 케이스들이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해서 Netflix CEO 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해 준다. 이번 장이 재미있었 던 것은, 굉장히 내가 생각해도 애매한 케이스이고, 실제로도 할 만한 고민인데, 이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에 대한 것이다.
1.
누설하는 경우, 불법인 정보를 회사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2.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 구조조정의 논의가 오갔음을 회사 사람들에게 알린다.
3.
해고를 하는 경우, 어떤 이유로 해고한다고 회사 사람들에게 알린다.
4.
(리더로서의) 내가 일을 망쳤을 경우, 나의 실수를 회사 사람들에게 알린다.
리드 헤이스팅스의 답은 이렇다.
yes. 우산을 치워라.
yes. 사과 상자를 흔들어라.
yes. 돌려 치기는 당구장에서나 하는 거다.
yes. 선샤이닝
각 요소들에 생각해볼만한 것들이 있었고, 각 요소들을 시행함으로써 (상장한 기업의 재무정보를 직원에게 공개하고, 3달 뒤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는 것을 매니저들에게 알리고...) 발생한 안좋은 케이스들도 소개하면서 최종적으로 리드 자신이 내린 결론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직원 하나가 우리 신뢰를 악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사례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는 투명성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더욱 굳게 보여줘야 한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솔직히 말해서 hellocock 의 경우에는 이를 바로 뜯어고쳐야 한다며 rule 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이들처럼 전체적으로 어떤 것이 이익일까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책중에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와 와닿는 말들을 메모하려고 한다.

투명해져라

레이 달리오도 [PRINCIPLE] 에서 극단적으로 투명해지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에서도 신뢰는 솔직함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 돌려 말하는 것, 사실을 말하는 것, 셋 모두 다르다." 라는 사실을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으로부터 알 수 있었다.
... 잭은 고등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직원들에게도 손익계산서 보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햇다... (이런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던 중) 리더 한 사람이 잭의 방식에 반대 의견을 펼쳤다. "나는 우산을 씌워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과 아무 상관도 없는 쓸데없는 문제에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말이죠. 내가 그들을 고용한 것은 그들이 아주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관심도 없고, 또 안다고 해도 뭘 어쩌지도 못하는 회사내막을 듣는 데 시간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 생각을 거치고 거쳐 리드는) 직원들이 넷플릭스를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기를 바라지 않고, 스르로가 넷플릭스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일하기를 바란다. 절대 그 사람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워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리드는 "직원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우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손익계산서 공개
절대 유출되면 안 될 것 같은 정보를 커피머신 옆에 게시
회사가 커져 상장하는 순간까지도 더욱 공개적인 스탠스를 유지
그리고 얻은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더 똑똑해진 직원
더 능률적으로 수행하는 일. 업무처리 속도 개선
상부의 견해 필요없이 적시에 필요한 결정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권한을 실제로 증가시킨다는 것은 몽상에 불과하다. 실제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줄만큼의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규칙도 말해주지 않고 야구장으로 데려가는 것과 다름없다.
hellocock 은 어디까지 투명해질 수 있을까? 습관적으로 나오는 "우리끼리..." 라는 단어를 언제 금기시하는 단어로 만들 수 있을까? 언제 마음의 상처를 받을 것을 걱정하지 않고 서로의 발전이 될 피드백을 넣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까?
내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하는 게 더 무책임한 것 아닌가? ... 성숙한 인격체로 대우하여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다음 달에 해고될 가능성이 50%라는 사실같이 확실하지 않은 사실일지라도) 회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개인이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투명한 문화를 조성한다고 하고, 결론이 날 때까지 상황을 알리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믿지 못할 위선자로 여길 것이다. 당당히 사과상자를 흔들어라.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그렇게 확실한 정보만을 원하는 사람에게 다시 물어보고 싶다. "만약 너가 일주일 뒤에 해고결정이 나서 회사를 그만 나오라고 하면, 그게 더 화나지 않겠니? 너는 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을텐데 말이야."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회사가 해야 할 일이다. 어쩌면 hellocock 에서 pivoting 에 대해서 슬쩍슬쩍 태정이 계속 흘렸던 것도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고민을 하도록 촉진시켰다는 사실을 떠올려 볼 때 좋은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물론 pivoting 이 무엇인지 정확히 다듬지 않고 그런 정보를 제공한 것은 조금 아쉽다.
부하직원은 바보가 아니다. 당신이 아무리 돌려 말해도 그들은 모두 눈치챈다. 좋지 않은 상황을 그럴듯하게 꾸미지 말고 항상 솔직하게 말하라.
회사일을 숨기지 마라. 솔직하게 말해라. 그게 맘 편하다. 어차피 걸린다. 태정과 이런 것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극단적인 폭로가 걱정됐는지 책에서는 이런 내용도 슬쩍 넣었다.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차원에서 개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할 때도 있다.
그 이유를 쉽고 솔직하게 설명한다면, 수군거림도 멈추고 신뢰는 두터워진다.
회사 문제라면 투명성을, 개인의 문제라면 프라이버시를. 그렇다고 돌려 말하지는 않는다.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 이라는 책에서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신뢰의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모든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라고 하지도 않는다. 적절히 신뢰를 살 수 있는, 필요한 사실을 전달하라고 한다. "단골인가?" 의 여부가 궁금한 매장 사장님에게 "이 근처에 사는가" 라는 정보보다는, "멀지만 자주 온다" 라는 정보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례가 기억에 남았다.
나는 스르릉과 hellocock 에 각자가 한 주동안 고민했던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스르릉에는 "My page", hellocock 에는 "teams weekly report" 노션 페이지를 만들고 장려했다. (물론, 2021년 3월 기준 hellocock 은 OKR 을 도입하면서 개인 업무공간으로 변화했지만) 실험 아닌 실험을 해 보았다. hellocock 에는 적극적으로 이를 공유하고 서로가 무엇을 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쓸데없는 문서작성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내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까에 대한 고민, 필요없는 것을 없애고 최대한 솔직해져야 한다는 고민은 아직 미숙하지만 삐걱거리며 사람들이 중앙에 뭉쳐서 굴러가게 해 준다. 반면 이런 것을 도입했을 때 이것에 대한 반응이 조금 미적지근했던 스르릉은 비교군으로 두었다. 겉으로는 "잘 돌아간다" 라고 느껴졌던 만큼 아무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에 서로가 만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해결이 될까?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21년 3월까지도 이런 방식이 의외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믿었다. 스르릉 팀 개개인의 역량 총합은 hellocock 에 비해 전혀 모자라지 않는다. 오히려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덜하진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 서로는 공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회의시간에는 할 말이 없어 보였고, 이것이 큰 문제라는 것을 2021년 초 인지했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이 나의 패착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해야 할 일만 묵묵히 했을 때 무슨 반응이 돌아올까? 결과는 굉장히 참담하다고 생각한다.
상장하는 기업도 처벌을 무릅쓰고 직원을 믿고 공개하는데, 도대체 우리가 뭐가 있다고 숨기는 거야! 뭐, 어쩌면 이것도 아래 나올 partfall effect 를 생각해 보면 꼭 맞는말은 아닐수도 있겠다.

3. 규칙을 없애고,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강화하라

양식을 통한 효율은 인정하지만 규칙을 정말 싫어하는 나는, hellocock 이 30만원을 기준으로 지출 규정을 만들었었던 일이 생각났다. 나는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정말 많은 상황에서 일일이 이것들을 작성하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고 항변했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그렇게 한다" 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이제 와서 하고 싶은 얘기는 "대부분 기업들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 아니라, 진짜 걱정하는 것이 "어떻게 돈이 나가는지 추적하고 싶다" 라는 것을 이야기했다면, 의미 없는 규정이 만들어졌다가 유명무실해지는 과정이 필요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인 스타트업이라서 망정이지, 이것이 당장 제곱인 16명만 되더라도 그런 규칙들은 쉽게 없어지지 못하고 병목이 된다. 휴가 규정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는것이 생산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다. 장소를 바꿔가면서 생산성 좋은 곳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특성상, 재택근무 횟수를 제한하는 것과 휴가규정은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는 취지가 어떻든 답답한 걸림돌이었다. 이런 고민들에 상당히 답이 된 것이 이 책의 이 부분이었다. 넷플릭스 대표도 정말 많은 경우를 겪었다. 책을 읽어 보면 그런 걱정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지출 규정에 대한 넷플릭스의 생각

딱 하나의 규칙만 있으면 된다.
회사돈은 넷플릭스에 가장 이득이 되도록 지출한다.
이것과 관련해서 많은 재미있는 사례들, 걱정들, 이 규칙에 반대되는 사례들을 책에서 소개한다.
front-end : 맥락으로 이끈다. 지목됐을 때 설명할 수 있는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면 된거다. 어차피 모든 예외사항을 커버할 수 없다.
back-end : F&R -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몇몇 이상한 지출에 대해서만 직원에게 직접 물어본다. 자유를 남용한 사람은 해고한다. 미워서가 아니라, 넷플릭스에 맞지 않는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비용이 질질 샐 것 같지만,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훨씬 많아서 좋다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절차는 경영진에게 업무 장악의 기분을 선사하지만, 일의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규정집을 보면... 일하기 싫게 생겼다... 결국 남는 것은 안정적인 환경을 선호하는 직원들뿐이었다.

휴가 규정에 대한 넷플릭스의 생각

마찬가지로 누구나 다 할 만한 걱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팀원들이 자유를 남용하여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몇 달씩 자리를 비운다.
팀원들이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을 때, 넷플릭스는 어떻게 했을까
마찬가지로, 맥락으로 이끈다. 직원들이 행동할 수 있게 맥락을 (상황 등) 안내해 주고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의 결론이 인상깊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예외가 있다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조금 높아진 것이었고, 3주 연속 주당 80시간을 일한 뒤 아마존의 마이애미 부족을 찾아가는 것처럼 조금 별나게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이 생겼을 뿐이다. 1. 인재밀도가 높았기에 : 이미 책임과 양심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었다. 2. 솔직한 문화가 정착되었기에 : 자유가 남용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이를 지적해 상황을 바로잡았다.
우리는 종종, "있어 보인다, 무엇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의 늪에 빠져 산다. 아직 '얼마나 좋은지' 에 대해서 고민 중인 것은 hellocock 의 시간과 출근 위치 규정이다. 팀원들에게 이런 규칙을 세워야만 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우리는 쉽게 흩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사무실에 누군가 있다는 것, 누군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으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었다고 한다. 나도 다른 일들을 하면서 100% 신뢰를 주지는 못하였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규칙 없이 자기 마음 제어 하나 하지 못한다는 것이 과연 "최고의 팀원" 들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다. 넷플릭스에서 규칙을 없앤다는 것의 전제는 "드림팀 구성, 이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 팀" 이다. 과연 hellocock 에서 규칙이 없어질 수 있을까?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생각을 쉽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이 생각' 에 대해서 책은 휴가 규정, 지출 규정에서 좋은 예시를 들어 주었다. "1년에 30일 휴가를 쓸 수 있다면 사람들은 보통 30일을 가득 채워 쓰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규정이 없어지면, 오히려 휴가를 안 간다..." "지출 규정이 없어지면 더 많은 돈을 소비할 것 같지만, 오히려 더 돈을 아끼게 된다..." 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만한 에피소드들이 있다. 물론, 차이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고 나 스스로에게도 다그친다. - netflix 는 한두명이 빠져도 크리티컬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4~5명이 돌아가는 스타트업은 다르다. - hellocock 에서 이런 휴가규칙을 정해 둔 것은, "일하게 하기 위함" 이 아니라 "쉬게 하기 위함" 을 달성하는 순기능이 있다. - "우리의 인재밀도는 검증되지 못했다. 게다가, 스스로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한다."
김봉진 대표가 말했던 '제한', 무인양품이 만들었던 '1000페이지 가이드라인' 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들은 왜 그렇게 했어야만 했을까? 왜 그런 생각이 들게 되었을까?

분산된 의사결정 :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랑하라. 단, 이것은 인재밀도가 높고 매우 투명한 조직에서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리고, 실패해도 선샤이닝(Sunshining) 하라.

일반적으로 회사의 상사는 직원의 결정을 승인해주거나 거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혁신을 막고 성장을 더디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우리 부모님만 해도 답답한데, 신입 입장에서 윗선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부모님의 수익이나 커리어로 보았을 때 정말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신선한 공기가 없고 답답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내가 만약 말단인데 상사가 우리 부모님이었다면 나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었을 것 같다. 책에서도 이런 부분이 나온다. "그 CEO 가 제 카피 아이디어를 퇴짜놓는 데는 3분 30초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책에서는 '스티브 잡스' 가 프로젝트 속속이 관여했다는 점이 잘못 알려졌다고 말하기도 하며, (사실이라면 조금 충격적이다.) 예술감독들이 하나하나 모든것에 관여했다고 자랑하는 것을 고 넘어가며,
... 우리는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랑한다. 단, 이것은 인재밀도가 높고 매우 투명한 조직에서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현대카드 디자인스토리] 라는 책에서 정태영 부사장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의사결정은 딱 한 단계만 거친다. 딱 나한테만 통과받으면 끝난다. 나는 이것 (기획이나 광고, 상품 등) 이 현대카드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에 일관되었는가만 확인한다. 나머지는 다 직원들이 알아서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라고 했다. 이렇게 딱 한단계 거치는것도, 정태영 부사장이 정말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딱 한 단계의 승인만 남기면서 더 좋은 디자인의 카드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로는 직원들에게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직접 아이디어를 개발하라고 하면서도, 돈과 자원을 낭비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상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보수적이게 될수밖에 없다. 내가 살아온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면 정말 빠르게 성공할 수 있으리란 기대와 이 경험을 전해주고 싶기 때문인 것이 않을까.
넷플릭스의 경우에는 정말 많은 사이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것 같다. 그리고 특정 인물이 책임을 지고 하나의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분산된 의사결정이 "혁신" 의 동력이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베팅" 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했다고 표현한다. 이들은 인재밀도를 구축했다는 것이 전제되었으므로,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부하 직원이 있을 때 상사는 이런 사항을 자문해 본다고 한다.
그 직원은 놀라운 능력을 갖춘 직원인가?
그 직원은 판단력이 정확한 편인가?
그 직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 직원이 당신 팀에 있을 자격을 갖추었는가?
상사에게 도전하라고 격려하라.
동시에 리더들에게 그런 결정을 기각하지 않게끔 교육하라. 오랜 경험에 비추어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워도 자제해야 한다.
가장 큰 위험은 오류나는 것이 아니라, 혁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면?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물어보라.
그 일로 수선부리지 마라. 베팅에 대해서 핵심내용에 대한 관심을 신중하게 밝히되 질책은 삼가라.
실패를 선샤이닝하라고 요청하라.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신반의하고 부정적인 의견을 냈음에도 고집을 꺾지 않고 밀어붙인 누군가의 뚝심을 드러내 칭찬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런 반응이 나올 것임을 구성원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들지 말라는 지침을 따르지 않고 개별적인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내용만을 보았을 때, 책중에서 극단적으로 분산된 개인의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당연히, 현실적으로도 그렇게 하는 것은 어렵다. 어려울 뿐 아니라, 좋지 않다.) 책중에서 나오는 부분을 잘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1. 배팅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2. 실패하면 책임지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3.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를 신중하게 참고했고... 여기서 나는 3.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를 신중하게 참고했고... 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독자들이 간과하기 쉽다고 생각했다. deer 에서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해결책" 을 제시하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누구도 옳지 않다" 라는 전제 하에 "걱정을 제시" 해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기발한 방식을 고민하자고 강조한다. 이 방식은 상당히 소통에 도움이 된다. 대놓고 너가 생각하는 걱정을 말해줘! 를 취합하고, 이를 최대한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또는 하나씩 실험해보면서 그 걱정이 진리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hellocock 에서도 상당히 유익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때마침.. 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나온다.

분산된 의사결정 - 혁신 싸이클 3단계, 정보에 밝은 주장 (informed captain)

우리의 4단계 혁신 사이클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바탕으로, 개인이 결정하는 과정이다.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이끄는 주장에게는 의사결정의 완전한 자유가 있다. 결정권자는 누군가의 상사나 동료가 아니다. 직접 사람들의 의견을 들은 뒤 직접 선택한다.
진짜 와닿는 말이다. 결정은 "정보가 가장 많은 사람" 이 모두의 걱정을 수렴해서 내려야 하는 것이다. 단, 모든 책임은 결정권자가 진다.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해서 질책하지 않고, 실패한 베팅에 대해서 회사에서 쫓겨나지도 않는다. 칩을 몇 개 잃었을 뿐이다. deer 에서는 좋은 예시를 보았다. 의견을 제시하거나 어떤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피드백과 걱정을 받는다. 이를 받아들일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다. 어쨌든, 실행을 하게 된다. 지금 hellocock 은 넷으로 운영되지만, 지금도 의사결정이 상당히 느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통이라는 이슈를 놓고 발생한 전사적인 의견수렴이 필요한 의사결정이긴 했지만, 모든 업무에 대해서 이렇게 처리할 수는 없다. 나는 이것에 대한 해결책이 TF (Task force) 라고 생각했다. 각 팀 구성원은 반대쪽 구성원보다 훨씬 더 "informed captain" 을 펼칠 수 있다. 그러므로, 결정은 각 팀이 하는 것이고, 반대쪽은 걱정과 협력으로 팀을 돕는 방식이다.
나를 철썩같이 믿는 모양이군. 그럼 모든 사람을 위한 결정을 누구의 승인도 없이 나 혼자 내려야 한다는 거잖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책임감과 함께 두려운 생각이 들었어요...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이끌어라. 오류방지가 중요한가 혁신이 중요한가?

이 부분 또한, 회사의 인재밀도가 갖추어진 다음에야 시도해볼법한 방법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항상 의문이었던, 과연 hellocock 은 인재밀도가 확립되었는가. 확립되지 않았다면, 확립되는 타이밍은 도대체 언제인가.
당신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그런 결정을 하라고 주는 겁니다. 이게 월척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리더십의 방향을 선택하기 전, 던져야 할 질문은 두 가지이다. "우리 회사의 인재 밀도는 어느 정도인가? 직원들이 능숙하지 못해 하는 일마다 쩔쩔댄다면 당신이 나서서 감시하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반대라면, 그들은 자유를 원할 것이고, 맥락만 짚어줘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1차 목표가 오류 방지인가, 혁신인가?" 오류를 방지할 때는 통제가 좋다. 하지만 혁신이 목표라면, 실수를 좀 해도 위험할 일은 없다. 정말 위험한 일은 사업을 바꿀 대단한 아이디어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현대카드 디자인스토리, 배달의민족과 같은 경우는 규칙을 중요시했다. 둘 모두 브랜드와 디자인에서 오는 규칙을 굉장히 까다롭고 일관되게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배달의민족 CEO 는 규칙 없는 창의력은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넷플릭스의 경우는 규칙이라는 이름 없이 맥락이라는 표현 을 사용한다. 완전히 뜬금없는 짓을 해도 아무런 상관 없다고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줄테니 판단은 너가 하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책에 등장한 1000페이지가 넘는 메뉴얼을 제작한 무인양품과 같은 경우에는, 브랜딩으로 승부를 보아야 하는 상황임이 틀림없었다. 그렇게 "오류 방지" 가 가장 중요한 소품샵의 경우에는 규칙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배달의민족도 브랜딩에 있어서는 높은 규칙을 적용하고, 규칙 없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하지만 넷플릭스가 말하는 "맥락" 과 규칙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달의민족에서도 또한 규칙이라고 할만한 것도 12시 출근 규정밖에 없다.) 그리고 사내문화는 혁신적임과 자유로움을 강조하며, 의사결정권도 상당히 분산되어 있어 맥락으로 이끌려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일반적인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어떤 일 → 상사 결제 → 상사 결제 → ... → 최종의사결정자 → 의사결정
현대카드 디자인/마케팅팀의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다. 한결 단순하다. 정태영 사장은 디자인에 일가견이 있다. 전문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세스인데, 이 정태영 사장도 그냥 간단한 피드백만 주고 바로 통과시킨다고 한다. 어떤 일 → 디자인/마케팅팀 → CEO → 의사결정 넷플릭스는 극단에 있다. 책에서도 언급하듯 이들은 그 어떤 것에도 승인이 필요없다. 어떤 일 → 팀이나 개인 → 의사결정 하나 궁금한건, 삼성은 어떻게 돌아가는거지. 실력 중심이라고는 유명하지만, 과연 그들이 어떻게 그 거대한 기업을 돌아가게 만드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종종 사람들은 대기업의 프로세스를 보고 동경한다.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재직하는 몇몇 사람들은 "우리 회사는 프로세스가 없다" 고 불평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은, 프로세스가 있을 경우 예상되는 문제와 프로세스가 없는 경우 좋은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고, 그것을 잘 이용하고 있는지이다. 과연 우리의 상황에 프로세스가 필요한가? 에 대한 것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20 인 미만의 스타트업에서 프로세스가 필요한 경우는 많이 없다. 대기업의 프로세스가 유지되는 이유에 대한 나의 가설은, "그것을 바꾸기 어려워서" 가 아닐까 싶다. 오죽하면 Cheif Destruction Officer 가 나오겠는가.
하지만 당연히 이럴 경우 윗사람일수록 걱정이 크다. 전체의 노선이 엉뚱하게 뒤틀리면 어떻게 하지? 이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에서도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있고...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OKR: 구글이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이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가 말하는 의사결정에 대한 입장과, 내가 어떤 커뮤니티나 집단이 되었건 프로세스를 반대하는 이유는 비슷하다고 느꼈다.
혁신과 유연성을 지향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의사결정을 분산시켜 여러 부서의 상호 의존성을 배제하고 처음부터 느슨한 결합을 조성해야 한다. 단단한 결합체계가 한번 정착되고 나면, 느슨한 결합으로 바꾸기 어렵다.
맥락으로 이끈다는 것
넷플릭스에서는 맥락으로 이끄는 것을 "북극성에 맞춰 조율하는 것" 이라고 표현한다.
부하직원이 멍청한 짓을 했을 때 나무라지 말라. 대신 맥락을 잘못 짚은 것이 없는지 자문해 보라. 목표와 전략은 확실하게 전달했는가? 그것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의욕과 열망을 제대로 불어넣었는가? 팀이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만한 가설과 위험을 충분히 알려주었는가? 부하직원이 당신과 같은 비전과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의견을 철저히 조율하였는가?
맥락에 대해서 좋은 예가 책 중에 나와 있었다. 어떤 넷플릭스 지사의 한 의사결정자 A 가, 어떤 디렉터 B 에게 "5개년 채용계획을 만들어 달라" 라는 부탁을 한 상황이다. 왜 그런 부탁을 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5개년 채용 계획을 마련하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좋은 장소를 구할 수 있으니...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죠.
이런 사람에게 맥락이 아닌 통제로 이끄는 것은 아래와 같이 말하는 것이 된다.
아이고, 이 사람아! 유연성보다 오류예방을 중시하면 안되지. 공을 들여도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아! 당장 취소해!
그래서 그 당시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음분기부터는 맥락을 더 짚어주려고 다양한 활동들을 했다고. 물론 저 상황에서 아무 말을 하지 않은것도, 참 대단한 멘탈이긴 하다.
나무와 같은 조직 구조
잊지 말자. 인재밀도와 맥락으로 이끄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기에 가능한 구조이다.
이런 조직은 피라미드가 아닌 나무를 닮은 구조로 가동될 것이다. 임원은 아래쪽 뿌리에 앉아 있고, 결정은 가장 꼭대기 나뭇가지에 있는, 정보에 밝은 주장이 내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떠한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가지고옴에 있어서 두려움이 많다. 가장 많이들 하는 말은 "그건 한국 정서에 맞지 않아." 정도이다. 하지만, 어찌보면 사실처럼 느껴지기에 할 말이 없다. 넷플릭스도 해외로 많이 진출을 했을텐데, 각 지사에서 어떤 식의 문화를 뿌리내렸을지 궁금하다.

투명성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것, 실수 효과 (partfall effect)

책을 보면 실수에 대해서 정직하면 관계에도 좋고 업무 성과에도 좋다는 것을 계속 강조한다. 그런데 이게 항상 완벽한 방법일까? 이 책에서는 투명하기 전에 "인재 밀도를 구축하라" 라는 것을 말하려고 이 챕터를 서술했겠지만, 나는 나 개인과 회사에서 나의 입지에 대해서 조금 더 와닿는 부분이었다.
나는 개인도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타인에게 능력있게 보여야 주변으로부터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당장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에 내가 잘 한 일과 잘 하지 못한 일 둘 중 하나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회사에서 일어날 문제뿐 아니라 이처럼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얻은 정답은 이렇다. 내가 실제로 능력있어야 한다. → 나에 대해서 "능력이 있다" 라는 인식을 심는다 → 그 다음 "실수를 선샤이닝한다." 동일한 정보를, 동일한 내용을 공개하는데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하나의 좋은 예가 아닐까. 실수에 대해서 솔직해져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게 하라 두 원칙 모두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 무능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사람이 실수했을 때는 역시 무능한 사람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된다. ... 유능하고 호감을 얻은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선샤이닝' 할 때 오히려 더 큰 신뢰를 받게 되고, 그래서 더욱더 큰 모험을 할 수 있다. .. 실력이 입증되지 않거나 신뢰받지 못하는 리더는 사정이 다르다.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공개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유능함부터 입증하고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4. 외국에서도 이게 될까

상당히 궁금한 주제였다. 과연 국가마다 문화적 차이에 의해 기업문화가 얼마나 달라질까. 그리고 넷플릭스의 문화와 같이, "한국 정서에 맞지 않아" 라고 여겨지기 쉬운 기업들의 문화가 어떻게, 다른 국가들에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 말이다. 당연히 이런 이슈에 대해서 넷플릭스는 물론 구글 애플 아마존도 똑같이 고민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이 책 내용으로 보았을 때만큼은 - 아무리 인재밀도가 높다고 하더라도 문화적 차이는 존재한다는 예시 정도였다. 특히, 일본 - 싱가폴 - 미국 - 네덜란드가 진짜 동일한 내용이라도 다들 다르게 여기는구나 할만한 이야기를 들려 주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건전한 피드백의 마지막 요소

넷플릭스의 사내 문화 중에서도, 피드백 문화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는지 이 부분에 대한 서술이 가장 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피드백을 어떻게 하는가? 맥주 한 잔 하면서, "야, 너 그때 그건 좀 심했다. 그러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피드백이다. 이 문장과 상황만 생각해도 굉장히 굉장히 완곡하다. "그건 좀.." "~할 것 같다." 와 같은 부분들 말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일본은 이것보다 더하다. 표현을 돌려 하기 위해, 완곡하게 말하기 위해 문장성분들을 누락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야, 그때... 좀..." 이라고 피드백을 넣는다고 상상해 보라.
반대로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 미국은 진실된 피드백을 직설적으로 하지만, 타인의 결점을 말하기 전에는 장점을 먼저 찾고, 장점을 셋 이상 말한 다음 단점을 말하라고 교육받는다고 한다. 한국 정서로 "야 너는 이런저런건 좋아. 그런데 이건 별로야."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썩 유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에서 한술 더 뜬 네덜란드의 문화는 이렇다. "한 자리에서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말하지 않아요. 그리고 돌려 말하지도 않죠. 그래서, 우리끼리는 좋은 피드백이었는데 미국인들은 퉁명스럽게 받곤 해요."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는가> 라는 책에서는, 각 나라의 문화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개인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각 나라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이것을 해소하는 방법은 다른 문화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 개인이 피드백의 의도에 맞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항상 조심스러워지거나 과격해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도 문화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말이 그쪽 문화의 맥락에 따라 의미가 과장되거나 축소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Aim to assist
Actionable
Appreciate
Accept or discard
Adapt : 함께 일하는 사람의 문화에 맞추어 전달하는 내용과 나의 반응을 적절히 조절하라.

공식적 판 깔아주기

특히 동양권처럼 완곡한 표현이 익숙한 문화권에는 비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장려하기보다는 공식적 행사를 통해 서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판을 깔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그렇게 했을 때 정말 좋은 효과들이 있었다고 한다.
리뷰 format update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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