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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__1.3. [info] title: 인도 친구와 인도 음식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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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솔직하게 대충 작성한 B급로그

오늘 크게 기억할만한 것은 인도 친구 슙(Shub)과 함께 인도 음식 먹은 것.

밥을 먹으러 가기 전 이야기

일단 같이 밥을 먹으러 가기 전의 이야기를 해도 재밌을 것 같음. 지난주에 얘가 갑자기 수업을 안 나옴. 어디갔냐고 물어물어 알아보니 바르셀로나에 갔다고 함. ??? 갑자기요? 일주일동안씩이나. 그런데 얘가 바르셀로나 가서 1주일간 80만원을 써버린거임. 일주일 유럽여행에 80만원정도면 뭐 양호한 금액이긴 하지만, 프랑스에서 생활비는 생활비대로 나가는데 더해 예기치 않았던 여행으로 80만원을 소비했으니 돈이 왕창 깨지는 것처럼 느껴진거임. 아직 파리에 온지 2주도 되지 않았으니 초기비용이 얼마나 많이 깨졌겠음.
샹젤리제 거리. 황정민이 좋아하는 로락스도 있다.
그래서 돈이 궁했던 슙은 꾀를 부리기 시작함. 다음주는 자기 생일인데, 부모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겸 조금 거하게 쩐을 땡기는 전략이었던 것. 맥북에 물을 쏟아서 리퍼를 받아야 한다고 부모님에게 뻥을 치고, 부모님으로부터 ‘그럼 그냥 어차피 고쳐도 40만원 이상 깨질거 생일 겸사겸사 최신형으로 바꿔’ 라는 답변을 얻어냈다고 자랑을 함. 이 친구가 이참에 쓰는 모델은 맥북 에어 M1이었는데 자기가 M1에어를 사고 나서 이틀 뒤에 M2가 출시돼서 정말 열받는다고 자기는 M2를 사겠다고 하며 애플 샹젤리제점으로 향함(아니 현금 없어서 부모님께 컴퓨터 바꾼다는 핑계로 현금 챙기려고 하는거 아녔냐고). 아이패드에도 기웃거리고 하더니 그 옆에 Frac 이라는 전자제품 매장으로 향함. 여기가 전자제품 러버에게 성지(heaven)이라며… 그러더니 자기 아이폰 12 프로인데 배터리가 구려서 13 프로로 바꾸고 싶다는 둥… 자기는 사진찍는걸 좋아하는데 카메라를 집에 두고 와서 부모님이 하나 사라고 했다는 둥… 아니 그럼 너네 나라 가서 사라, 카메라는 택배로 보내면 되는 거 아니냐 해도 너무 신나게 전자제품을 구경하는 그를 보며 뒤늦게 깨달았음. 인도 18K금수저 집안인듯.
애플 샹젤리제 스토어 위엄
시간이 8시가 넘어가고 있었기에 게임기에 갤럭시탭까지 기웃거리는 슙을 보고 나 진짜 배고프다고 하니 그제서야 알았다고 이거 계산하고 나가자고 함 (그새 손에는 스피커 하나가 쥐어져 있었음. 인도보다 싸고 인터넷 최저가와 똑같다고… 내가 보기에 잘 사는 것(great deal) 맞는 것 같냐고 물어봄. 나는 전자제품을 살 때 당근마켓에서 산다고 함).

저녁을 먹으러 가는 이야기

아무튼 저녁 뭐먹을까 하는거 내가 인도음식 먹자고 했음. 자기도 좋다고 함. 그런데 프랑스의 인도 레스토랑 몇군데 가봤는데 너무 맛대가리 없다고 자기 어제까지 일주일간 바르셀로나 다녀왔는데 거기서 먹은 인도 음식이 진국이라고 투덜댐. 그런데 여기다 대고 나도 꼭 인도 현지 음식과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먹어야겠다고 난리친거임. 자기도 좋다고 하면서 고민하다가 인도 친구에게 추천받은 곳이 있다고 함. 그런데 그 인도 레스토랑은 샹젤리제 거리에 있었고, 마치 강남역 근방에서 맛 좋은 삼겹살 하나 땡기려면 3만원씩 깨지듯이 메인디쉬 하나에 3만원이라고 함. 아 너무 비싸다 다른데 없냐고 물어보니까 구글맵을 잠깐 뒤지더니 평 좋은 인도 식당을 발견했는데 약간 이동해야 한다고 함. 그래서 다시 물어봤음. ’인도인들이 맛있대?‘ ’응 인도인들 후기가 많은데?‘ 그래서 고민 않고 바로 출발.
오 샹젤리제 거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조금 이동했음. 식당에 딱 도착해서 프랑스어로 인사를 하는데 역시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는 다 알아보는지 인도 친구와, 미간 중심에 점이 하나 있는 웨이터 여성분과 씩 웃더니 인도어로 한참 이야기를 함.
대화 중인 두 사람
메뉴 고르는 데 20분, 뭐 어딜 가든 메뉴가 60개를 훌쩍 넘기는 프랑스에서 이제 이건 익숙함. 슙이 나에게 무슨 타입의 음식을 먹고싶냐고 함. 나는 뭐 모르니까 다 좋다, 너가 추천하는거 다 먹겠다고 함. 웨이터 여성분이 오셔서 계속 슙 옆에서 즐겁게 떠들면서 인도어로 이야기를 하는데 뭔지 모르겠음. 둘이 한참을 떠들다가 중간중간 망고 좋아하니? 한참을 떠들다가 응. 마늘 좋아하니? 응. 나에게 물어 보았음. 아무튼 둘이 한참을 떠들다가 비건 아니지? 응. 그러더니 갑자기 주문이 완료됨.
음식 비주얼
슙은 신나서 나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설명해 주었음. 아참, 많은 한국인들이 궁금해할만한건 ‘손으로 먹는가?’ 네 손으로 먹습니다. 일부 식당에서는 쌀도 손으로 집어먹는다고 함. 역사적 이유가 있는건가 물어보니, 자기도 구체적으로는 모르고, 세간에 도는 이유라는 것은 ‘그래야 더 맛있다’ 라고. 신기한 문화였음. 여튼 몸소 보여줘서 나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손으로 먹음. 나는 습관적으로 한번 먹고 손에 묻은거 쪽쪽 빨아먹고 했는데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여 줌. 영상에 보면 네이티브의 손길을 볼 수 있음. 그리고 설명이란 이런 것임…
슙의 설명을 듣는 시간. 기억하고 싶다고 찍겠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찍으니까 내가 먹는걸 슙이 찍어줬는데 아직 비디오를 못받았네.
중간에 갑자기 사장님같은 분이 스윽 오시더니 ‘맛은 괜찮니?’ 계속 물어 보심. 왜 우리한테 이렇게 자꾸 물어보지? 생각하고 있는데, 슙이 상황을 설명해줌. 주문을 넣을 때 최대한 인도스럽게 만들어달라고, 프랑스인들이 매운걸 전혀 못먹어서 최대한 매콤하게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주문을 받는 사람이 그걸 듣고 인도 요리사에게 우리 요리를 맡겼다고 했다는 것. 그래서 입맛에는 맞는지 체크하는 거라고 함. 그래서 슙에게 이건 정말 너덕분에 최고의 경험을 한다고 고맙다고 해줬음. 슙도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함. 인도 현지 음식이랑 비슷하다고.
기분좋은 식사였음. 가격 살벌한것만 빼고. 보통 한국 인도음식점에서 난은 무한리필인데 여기는 도미노피자 스몰사이즈만한 난 하나 시키면 만원씩 깨짐 덜덜. 둘이 합쳐 두개 더 시켰으니까 2만원이 더 깨진 셈. 야 슙, 공짜라며!! 공짜라며!!!! 총액은 둘이 합쳐서 52유로. 인당 26유로니까 약 3만5천원? 매주 30만원씩 자동이체해놨는데도 카드 잔액부족으로 튕김.

또 생각나는 다른 에피소드

아참. 밥먹으러 가기 전에 잠깐 화장실 갈겸 맥도날드 샹젤리제점에 들러서 감튀를 하나 시켰는데, 슙도 케찹을 좋아하는 편인가봄. 나도 케첩 없으면 감튀 못먹는 스타일이라 감튀가 잔뜩 남았는데 먹는 프로세스를 잠깐 중단하고 있었음. 그러던 슙이 여기 프랑스에서는 돈을 내야 케찹을 준다고 이야기를 꺼냄. 자기가 감튀 샀으니 내가 좀 구해주면 좋겠다는 느낌임. 오케이 걱정 말라구~ 하면서 키오스크 가서 ’케찹‘ 을 찾았는데 없는거임.
그래서 카운터에 갔음. 어떤 거구의 흑인 남성분이 친절하게 맞이해 주심. ‘저 케찹 사려고 하는데 돈을 어떻게 내야 하나요? 키오스크에 없네요.‘ 물어보니까, ’몇개요?‘ 함.
‘하나요(괜히 비쌀까봐 걱정스러워서), 아니… 두개요!’ 하니까 약간 놀라면서, ’음? 두 개밖에요?‘ 이럼. ??? 두 개 ‘밖에’는 뭐지? 어리둥절 하고 있었는데, 피식 웃으시더니 그냥 주겠다고 함. 프랑스에서 이런거 돈 안내도 된다고. 슙에게 얘기해주니 자기는 지금껏 프랑스 맥도날드에서 케찹 추가주문할때 돈냈다고 띠용?하는 분위기임. 그러게 하기사 케찹에도 돈을 내야하는거 아닌가 의심들만도 한 것이… 빅맥세트가 12000원이고 화장실 갈라고 해도 700원씩(0.5유로) 내야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케찹이야 다를까. 뭐가 진실인지는 아직도 모름.
마지막으로, 화장실. 화장실 칸마다 동전 넣는곳이 붙어있음. 그 문이 닫히면 돈을 내야 다시 열리니까 화장실에서 나오는사람이 나오면서 다음 사람이 들어갈때까지 문이 닫히지 않도록 잡아주는게 알게모르게 예의인듯 ㅋㅋㅋㅋ 아무튼 화장실 진짜 더러움.
끝.
parse me : 언젠가 이 글에 쓰이면 좋을 것 같은 재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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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 과거의 어떤 생각이 이 생각을 만들었는가?
supplementary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을 뒷받침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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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site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과 대조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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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이 어떤 생각으로 발전되고 이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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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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