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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2. title: 사람들과 사건들이 잊혀진다는 사실은 인간의 한계이니 너무 나를 자책하지 말자. 그것을 아쉬워할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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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2_1. title: 어차피 보지 않을 사람의 삶도 존중하라
2_1_3_2_4.1.2.1. title: 유비의 리더십은 카리스마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프로젝트와 팀원 개인의 이익을 엮으려고 노력하는 이성적 리더십이 아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슬퍼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기 어려워하고, 오래 함께 알고 지내고 싶은 사람을 떠나기 어려워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본능에 기반을 둔 리더십이 이성적 리더십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
💡 아이디어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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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소를 바탕으로 기억을 떠올리곤 했다. 어떤 장소에서 누구와 있었던 일을 떠올리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의 기억은 '비자발적 기억' 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이런 비자발적, ‘장소 기반’ 기억, 대학교 1~3학년 그리고 지금까진 잘 작동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내 평생을 책임질 수 있을까? 벌써 지금만 하더라도 누구랑 갔었는지 헷갈려서 여자친구에게 미안해하곤 하지 않는가.
비자발적 기억이라고 함은 비단 장소뿐 아니라, 어떤 향이나 어떤 소리, 어떤 텍스트나 어떤 감정에 의해서도 떠올려질 수 있는 기억이다 (참고1). 개인이 제어한 것이 아니라 우연한 요소에 의해 떠오른 기억이라 해서 비자발적 기억이라고 부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물론 비자발적 기억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명확한 단어로서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기억을 어떤 장소라는 활용해서 그 때의 상황, 그 때의 장소를 추상적으로 공간에 묻어서 떠올리고 싶은 욕구가 내 마음속에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비자발적 기억을 장소에 가두어 두는 것이 최근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종종 느낀다. 그리고는 나 스스로 공간에 묶어 둔 공간이 사라지거나, 다른 기억에 의해 훼손된다고 느낄 때(참고2), 혹은 그 순간에 있었던 구체적인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추상적인 분위기만 남아 있다는 것을 친구랑 대화하다가 느낄 때 너무 슬퍼하곤 하는 것 같다.
책 <제텔카스텐> 에는 모든 내용을 머리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장애를 가진 사람을 짧게 소개한다. 책에는 모든 것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다 기억하는 사람의 애환이 나타나 있다. 그런 사람은 공감능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그 순간순간의 감정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어 ‘어쩌면 이렇게 완벽한 기억력을 주지 않은 것은 의도된 것일지도 모른다' 라며 생각은 그물망처럼 연결이 되어 추상화되기에 유의미한것이라고 덧붙인다.
이제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어차피 인간의 일반적인 암기력은 정해져 있다. 암기력뿐 아니라 던바의 숫자에 의해 인간이 진정한 유대를 맺을 수 있는 사람도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도전하고자 했지만 모두가 실패했다. 나는 이렇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모두 기억하는 사람이 될 수 없지만, 그 순간의 추상화된 분위기만큼은 기억하려 하고, Google map 의 자동 동선 기록 기능과 캘린더를 활용해서 이런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자책하지는 말자. 내가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지, 장소에 묻은 기억을 지키기 위함도 아니다. 언제까지나 사람이 먼저다.
당연한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자. 이런 것에 슬퍼하고,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망각은 당연한 것이다. 최고의 영업사원도 사람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내 뇌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비자발적 방아쇠를 지금보다 조밀히 만들되 효율적으로 구성해 놓자. 이렇게 소중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나누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쉬워하며 이를 간접적으로 극복해보려는 인간성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to
참고
2.
좋은 장소는 다시 가고싶기 마련이다. 좋은 장소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다 보니, 많은 사람들과 그 장소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그 장소라는 기억 방아쇠에 굉장히 타격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