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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r.aa4_3_1. title: 점자블럭없는 길에 놓인 시각장애인을 실제로 보았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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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알고 있는가? 보건복지부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매뉴얼과 서울시조례 (참고1) 에는 점자블럭 설치방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점자블럭이 노란 이유는 보색 배치를 통해 경미한 시력만을 가진 장애인들에게 작은 가이드 시그널만이라도 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참고2, 3). 점자블럭에 대한 이슈와 보도자료들 들여다보면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시 점자블럭이 없거나 훼손되어 있는 것은 정말 두려운 것이라고 언급되어 있지만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이 설치를 기피하고 사람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노점을 열거나 장애물을 배치하기도 한다(참고 3). 메타인지해보면 부끄럽게도 두 눈 멀쩡히 가지고 있는 나와 우리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것은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딱히 와닿지가 않았다.
하계역 2번출구 근처는 보행로가 넓게 깔려 있다. 넓기 때문에 점자블럭도 설치하지 않았나보다 (참고4). 그런데 여기는 장애물들이 엄청나게 많다. 자전거에 이륜차에 킥보드가 막 세워져 있고 붕어빵 가게 호떡 가게까지 있는데 백화점은 밖으로 점포를 빼서 상행위를 하고 있다. 그 넓은 보행로가 순식간에 좁은 골목이 된다.
하계역 2번출구로 향하는 길. 길이 넓어도 통행방향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서울시 가이드라인에도 불구(참고4) 하고, 노란색 점자블럭은 찾아볼 수 없다.
점자블럭이 절단돼 있고, 그 바로 1m 앞에는 노점상 장애물이 나타난다.
21년 10월 27일, 나는 우연히 하계역 2번 출구를 지나가다 실제 시각장애인을 보게 되었다. 킥보드가 점자블럭 위를 덮쳐서 공론화되고 있는 기사 (참고5) 를 본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기 때문에 호기심 반 걱정 반 가지고 막대를 더듬거리며 장애물을 회피하려고 하는 시각장애인을 잠깐 멈춰서서 지켜보았다. 그런데 연석 경계쪽에 서 있던 보행자의 다리를 더듬거리더니, 차도를 가로막고 있는 보행자가 자리를 피하자 곧이내 인도에서 차도로 떨어질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보았다. 도대체 왜 저러나 하고 그 사람의 발 밑을 보았는데 5미터 이내에는 그 흔하디 흔하다고 생각했던 점자블럭 한 조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떨어질 뻔하던 맹인은 연석 앞에 멈춰선 채 10분씩이나 자리를 지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내 마음이 먹먹했고 우울했다. 진짜였구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이렇게나 점자블럭이 귀하고 절실하다.
지하철역 근처, 점자블럭 위에 놓인 공유 전동 킥보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설치하지 않아 얼마 남지 않은 점자블럭 위에 킥보드까지 올라선다고 생각을 하니 이 문제를 꼭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세상 모든것을 신경쓰고 살아갈 수 없다. 사람이 실수로 노란 블럭 위에 주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잘못을 떠나 잘못 주차된 킥보드에 걸려 넘어지는 시각장애인에게는 삶(life) 이 무너지는 허무한 경험일테다.
이 대회의 주제가 우리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for Us, Ai for ALL) 과 일상(lifestyle) 아닌가. 알록달록한 일상(lifestyle)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의 노란색 생명선(life) 도 해하지 않아야 한다. 누구도 그것을 기술로써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제 우리가 도와줘야 할 차례라고 생각하며 이 대회에 지원한다.
참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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