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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토막이야기 1: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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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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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3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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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음주

한국의 국격

국뽕이 아니라, 한국의 국격이 과거에 비해 많이 상승했다고 느낀다. 우리 세대 친구들은 어릴 때 ‘외국 사람들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는지도 몰라. 한국은 동아시아의 조그만 점일 뿐이야’ 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고 자랐을 것이다. 적어도 오늘날엔 거짓이다. 어디에서 왔냐는 이야기를 500번도 넘게 들었고, 한국에서 왔다고 했을 때 한국을 모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한국 어디에서 왔냐고 묻는 사람들이 30%정도 됐고, 한국 방문 의사가 있거나 방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서울을 관광했고, 2순위는 부산이었다. 제주도를 다녀왔다고 하는 사람은 딱 한 명 있었다. 그는 파리 중심가 샤틀레의 인도 식당에서 일하는 찐 프랑스인 종업원이었다.
한국 사람임을 알아보았을 때 K-컨텐츠에 대한 언급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것은 K-POP, K-Series, K-Movie 였고 K-POP의 경우 BTS, K-Movie의 경우 <올드보이>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K-Series의 경우 이것저것 다양했다. 넷플릭스의 영향이 큰 것 같았다.
참고로, 몇몇 인도 친구들에게 BTS 친구들이 다 너무 똑같이 생긴 것 아니냐며, 자기네 나라 여자애들이 거기에 미쳐 있는데 왜 좋아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 이야기를 두 번 들었다. 다들 ‘여자’ 처럼 생겼다고. 인기에 대한 부러움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내가 교환학생으로 간 학교, EPITA에서는 특히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더 많았다. 이 학교는 10개 학기 중 1개학기를 반드시 외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최소 30% 학생들이 한국을 선택한다.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학생의 경우 관심의 시발점은 결국 K-컨텐츠였다. 한국에 관심이 적었던 학생의 케이스도 있다. ’다들 미국으로 가고 싶어하지만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싫고, 유럽은 내가 오래 살아서 재미가 없고, 아시아권으로 가면 중국 일본 한국인데,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국가가 한국‘ 이었기 때문에 한국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파리지앵이었다.
여러분은 독일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로 ‘안녕하세요’ 가 뭔지 아시는가. 이 친구들은 동아시아 조그만 점의 인삿말을 알고 있다. 6개월밖에 안 되는 시간동안 한국어를 실제로 대학교에서 학문으로 배우고 있는 사람, 간단한 회화가 되는 사람도 만날 정도로 한국에서 가끔은 조롱이 되기도 하는 K-컨텐츠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16~17세기경부터 프랑스가 파리를 중심으로 유럽문화의 중심이 되었기에 엄청난 낙수 효과를 대대적으로 누리고 있다. 이러한 프랑스와 비교해서 2020년대 한국 컨텐츠의 세계적 파급력을 생각해 보면 저출산 시대에 한국이 미래에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교환학생에 와서 우리보다 오늘날 ’못 산다고 여겨지는‘ 국가에서 온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인도, 터키, 브라질 그리고 북아프리카 국가들. 나보다 능력과 포텐셜이 높아 보이는 친구도 있었는데, 이들의 월 급여는 한국에서 적게는 하루, 많아야 일주일을 일하는 급여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한국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동안 이들의 발전은 더뎠던 것이다. 이런 국가에서 온 친구들의 경우, 장학금을 받고도 파리에서 밥 한끼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혹은 자기네 국가에서 엄청나게 부자의 축에 속하는 친구들이었다. 나는 이번 교환학생 전체 프로세스에 2천만원정도가 들었다. 프랑스의 생활비는 체감상 한국의 1.5배 수준이었다. 프랑스 엔지니어도 한국 엔지니어의 1.5배정도 받는다. 앞서 언급한 국가들의 급여가 한국의 1/10정도라고 했는데, 이를 단순히 계산하면 해당 국가 학생들의 경우 자국에서 살아가는 비용 대비 15배 비싼 것이다.
혹자는 그 나라의 임금이 낮은만큼 그 나라의 물가도 저렴할 것이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맞는 말이지만 국력과 국가경제는 거시적으로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세계를 한정짓는다. 한국인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이폰의 가격은 한국의 경제상황을 배려하지 않는다. 중산층 가정의 자녀인 내가 돈을 직접 벌어서 유럽에 6개월간 특별한 벌이 없이 살 수 있는 오늘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가파른 성장 덕분이다. 한국과 유럽의 격차를 1.5배로 바짝 따라가 주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학교 파티에서

식사예절식당예절식사예절식당예절

프랑스는 특히 식사 예절과 식당 예절이 많고 까다로운 나라라고 한다. 나보다 재미있게 설명해 줄 수 있는 동영상들을 첨부했다. 위 동영상들에 언급된 부분과 내가 느꼈던 부분들을 리스트로 만든 다음 내 기준 한국에서도 익숙한 것부터 그렇지 않은 것 순서대로 나열을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래로 갈수록 여러분도 ‘에…? 에…?’ 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식사/식당 예절 (K-정서순 정렬)
1.
먹을때 후루룩 쩝쩝 소리내지 않기
2.
식당 등 실내에서 모자 쓰지 않기
3.
멀리 떨어진 먹고 싶은 공유 음식은 건네 달라고 하기
4.
식사 중 자리뜨지 않기
5.
스마트폰 볼 때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사과하기
6.
나이프 핥거나 입에 직접대지 않기
7.
1인 1플레이트가 원칙이며 나눠먹을 때에는 덜어가기
8.
남녀가 함께 반주하는 경우 술은 남자가 따르기
9.
식당에 들어가서 빈 자리에 앉지 말고 웨이터의 안내를 기다리기
10.
식사 마무리는 치즈접시 나누기 2-3조각 적당량만 먹기
11.
바게트를 먹을 때에는 나이프 대신 손으로, 오물오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잘라먹기
12.
양 팔은 식사동안 꼭 올려두고, 내리거나 팔꿈치 세우지 않기
13.
식사 서빙 전에 나온 바게트 먼저 해치우지 않기
14.
샐러드를 먹기 위해 칼을 사용하고 싶으면 접어먹는 용도로만 쓰기
15.
식사 이후 수저를 접시 위에 올리는 형태에 따른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
16.
식사 후 냅킨 적당히 구겨서 접시 오른쪽 옆에 던져두기
17.
웨이터에게 손짓을 하거나 소리내어 부르는 대신 메뉴판 닫고 눈짓하기
18.
계산하고 싶다면 일단 영수증 요청하기
나도 안다. 사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화장실 불 끄라는 엄마 잔소리도 종종 까먹곤 하는데 이 정도라면 놓치기가 더 쉽고 여행자가 이걸 다 지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남자가 술 따르기’ 나 ‘양팔 식탁 위에 올려두기’ 처럼 일부는 ‘무릎 이하로 내려오는 입기’ 같이 평소에는 하지도 않다가 갑자기 장인어른 만날 때 특히 신경써서 지켜야 하는 한국적인 감성의(?) 형식적 문화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모든 프랑스 식당에서, 모든 프랑스 사람들이 이것들을 엄격하게 생각하지 않기도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예의범절이 있듯 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예의범절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들 중 하나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저런 식사문화인 셈이다. 저쪽 문화가 옳거니 그르거니 따지는 식상한 일은 하지 말자. 그냥 우리도 충분히 따라해볼 수 있는데 익숙하지 않아 불편할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프랑스로 관광을 가게 되려나 모르겠다. 다행히도 관광대국 프랑스의 웨이터들은 여러분이 외국인이고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며 문화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다만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성대를 딱 붙이고 손을 탁 치켜들어 웨이터를 부른다면 미운 시선으로 바라봐지거나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봐질 각오정도는 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든 것을 지키지 못했지만, 6개월을 살면서 정신없었던 첫 1개월 정도를 제외하면 한번도 프랑스 식당에서 홀대받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위 리스트를 다시 정렬해 가성비가 좋은 것들만 추려 적어 보도록 하겠다. 이것만은 잘 지켜 보자.
프랑스의 식사/식당 예절 (가성비)
1.
식당에 들어가서 빈 자리에 앉지 말고 웨이터의 안내를 기다리기
2.
웨이터에게 손짓을 하거나 소리내어 부르는 대신 메뉴판 닫고 눈짓하기
3.
나이프 핥거나 입에 직접대지 않기
그리고 리스트에는 없지만: 들어갈 때 인사하기, 음식에 흥미 가지고 물어보기, 음식이 맛있으면 맛있다고 칭찬하기, 주문을 받고, 음식이 나오고, 접시를 치워갈 때 고맙다고 하는 것을 잊지 말자. 프랑스 마법의 단어라고 불리는 단어들이 있다.  봉쥬(Bonjour),  메씨(Merci),  쎄봉(C’est Bon). 이 세상 어디에도 칭찬과 인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독일의 노숙자 활용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도착하니 길 여기저기 비어 있는 병들이 굴러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 구석에도 맥주 병 네다섯개가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얼마나 많이 맥주를 먹으면 저렇게 버스 정류장에까지 맥주병이 굴러다니는걸까. 한국의 다소곳한 버스 정류장에서 누군가 맥주병을 들고 음주를 하고 있는 괴상한 상상을 해보며, 저렇게 매일같이 맥주병들이 쌓이면 누군가가 치워 주어야 할텐데 도대체 누가 치우는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궁금증이 잊혀질 때쯤 독일 친구의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우리 손에는 맥주병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맥주병은 하나 쥐고 길거리를 걸어가며 함께 맥주를 마시던 이 친구들 중 하나가 빈병을 길가에 그냥 세워 두는 것 아닌가. 그 모습을 보며 ‘와 너 같은 사람들 때문에 베를린 거리에 빈 맥주 병들이 세워져 있는 것이었냐’고 툭 던졌다. 그 친구가 그 말을 듣더니 독일의 재활용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독일에는 재미있는 제도가 있다. 맥주병을 수거해가면 일정 금액을 정부에서 환불해주는 제도이다. 유리병뿐 아니라 플라스틱 페트병이나 알루미늄 캔을 가져가도 돈을 환불 받을 수 있다. 이 제도가 의외의 상부상조효과를 낳았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다.
도시 곳곳에 일반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쓰레기통이 찰때마다 비워 주고, 쓰레기통 근처를 관리하는 것은 굉장한 비용이 드는 일일테다. 단 하나의 쓰레기통이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여러 개의 쓰레기통을 곳곳에 구비해 두고 모든 것들을 관리하는 일은 지자체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다. 유럽의 길거리에는 주로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들이 모조리 들어가는 쓰레기통들이 많이 보인다.
맥주를 정말 많이 소비할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공간(기차, 공원, 공공장소 등)에서 맥주 소비가 허용된 독일의 시민들은 맥주 쓰레기를 길거리 아무 데나 버려 두거나 전형적인 유럽의 쓰레기통 안에 마구잡이로 집어넣곤 했다고 한다. 환경에 대해 집착이 심한 유럽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행동을 하는 자신이 탐탁찮게 여겨졌을 것이다.
이제부터 제도를 발판삼은 집시의 역할이 시작된다. 다들 알다시피 유럽의 거의 모든 도시들에는 집시들이 살고 있다. 이 집시들이 도시에 버려진 병이란 병들은 싸그리 다 수거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종일 구걸을 하는 것보다 빈병, 빈캔 등을 주우러 도시를 돌아다니는 편이 시급 측면에서 훨씬 낫다.
베를린 시민들은 이제 집시를 배려하는 차원에서인지 재활용이 가능한 병 캔 알루미늄들을 축축한 잡종 쓰레기가 가득 담겨 있는 쓰레기통에 캔 병 플라스틱들을 집어넣는 대신 쓰레기통 밑, 정류장 근처에 가지런히 세워놓기 시작했다. 이 제도 덕분에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집시들에게 합법적 소일거리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는 맥주를 어디서든 분리수거 걱정 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편의성과 깨끗한 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의 어느 공원에서

프랑스의 칵테일 시험

한국의 조주기능사처럼 프랑스에도 칵테일 자격증이 있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 자격증이 바텐더로 일하기 위한 필수요건은 아니고 명예 자격증인 것은 마찬가지다. 총 다섯 번의 시험을 거친다고 한다. 첫 번째 관문에서는 칵테일 90종에 대해 칵테일 레시피(테크닉, 글라스 포함)을 외워야 한다. 두번째 관문은 칵테일 10종(90종 중) 10분 안에 만들기 실기 시험이다. 세번째 시험도 실기다. free pour, 즉, 계량기나 지거 없이 양을 맞춰 따르는 것이다. 네 번째는 필기 시험이다. 술에 대한 역사와 만드는 법에 대해서 시험을 본다. 마지막은 다시 실기 시험이다. 테크닉과 조주 트릭(flair) 시험을 본다.
-파리시내 오페라 근처 어느 펍에서

독일 사람들의 상승욕구

독일 고등학생들은 진학할 대학교를 선택할 때 그냥 자신이 자란 동네의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상승욕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인지, 사람들은 별로 돈을 벌고 싶어하지 않는 것인지 물어보았다.
독일 친구가 말하길 사람들은 상승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돈을 정말 많이 벌고 싶다는 독일 사람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독일인들은 일반적으로 내적 평온, 친구들, 가족들과의 시간 소비 등을 더 높은 우선순위의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이미 유럽 기업 분위기는 한국에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실제로 기업에서도 정시퇴근 칼퇴근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스타트업도 그렇게 일하나. 당연히 스타트업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한국 사람들에게도 내적 평온, 친구들, 가족들과의 시간과 같은 가치가 점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유럽 시스템이 선진적인 시스템‘ 이라고 생각하고, 노동시간이 줄어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시스템이 잘못되었고 유럽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동영상>
첫째, 우리나라는 인간 리소스 이외에는 먹고살 방법이 없는 나라다. 천연자원, 풍족하고 평평한 땅, 외교적 이점, 그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나라에서 태어났다. 위 동영상은 독일 하늘로 이륙하는 비행기에서 촬영됐다. 산 하나 없는 이 땅이 정말 넓고, 고르고, 비옥해 보인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농사지을 땅이 아니더라도 수에즈 운하같은 것 하나만 있었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둘째, 우리나라 사람들이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를 높이려는 이유도 결국 유럽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미국의 모 대학 문화 교류 강좌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소개했는데, 한국 친구만 돈이라고 이야기했다. 왜 돈이라는 것을 1순위 가치로 제시했냐 묻자, 너희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가족, 친구들, 여가시간 등)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다른 나라에서 돈을 생각할 수 있지 않았던 이유가, 그들의 상하 신분 유동성이 한국의 유동성보다 적기 때문은 아닐까.
-독일 베를린의 어떤 길거리에서

독일의 맥주

독일도 유럽 국가 중에서 벨기에와 체코 못지않게 맥주를 많이 소비하는 축에 속한다. 하지만 독일 맥주들은 벨기에 맥주들과 굉장히 다른 결을 보인다.
벨기에의 대형 마트에서는 이 맥주계의 연예인들을 전부 찾을 수 있다. 벨기에 수도원에서 양조한 트라피스트 맥주의 병당 가격은 1400원(1유로)에서 2800원(2유로) 사이이다.
에일 맥주처럼 향이 강하고 도수가 높고 과일향이 풍부한 벨기에 맥주와 달리 독일 맥주들은 대부분 라거 맥주들이다. 바로 옆 벨기에 맥주들은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듀벨, 트리플 카르멜리엣, 시메이 등은 맥주를 조금이라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았던 한국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 보았고 시도해보았을법한 맥주들이다. 맥주계의 웬만한 연예인들은 전부 다 벨기에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하지만 독일 맥주들은 완전히 결이 다르다. 독일 맥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가 거의 없다. 우리가 흔히 독일 맥주라고 알고 있는 하이네켄이나 카를스버그는 독일에서 만든 맥주가 아니다. 이들은 맥주 먹기를 좋아하는만큼 만들기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만치 이름모를 작은 브루어리들이 정말 많다고 한다.
이들이 맥주를 양조하는 규모는 상당히 작아서 이들이 양조하는 맥주들은 그 지역 이외에서 잘 판매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베를리노’라는 맥주는 베를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맥주이다. 독일의 다른 지역에 가면 이 맥주를 쉽게 찾을 수 없다.
친구네 아버님께서 주신 맥주
이번 여행에서 독일 친구네 집에 초대 받아 갔을 때 친구네 아버님께서 마시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아버님께 맥주를 먹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님이 아주 기뻐하시면서 발코니로 가셨다. 문을 열고 나가시더니 자신의 고향에서 양조되었다는 맥주를 양손에 들고 돌아오셨다. 겨울에는 발코니에 맥주를 쌓아 두는 것 같다.
바로 전날까지 벨기에에 머물다가 넘어왔던터라 아직 혓바닥이 벨기에의 강한 에일 맥주에 적응되어 있었다. 그래서 예상치 못했던 독일 맥주의 밍밍하고 청량하고 가벼운 맛(라거의 맛)에 우선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아버님께서 ‘이 맥주는 자신의 친구가 직접 좋은 재료로 빚어 만든 맥주이며, 이런 맥주는 절대로 베를린에서 구할 수 없고 꼭 이런 맥주가 아니더라도 지역을 벗어나 광범위하게 찾을 수 있는 맥주는 많이 없다’는 이야기에 두 번 놀랐다.
-독일 친구의 본가에서

프랑스 대학교 수업시간의 대화 자유도

한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도 수업 시간의 분위기는 비슷하다. 그 내용이 수업과 관련된 내용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친구들끼리 대화를 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금기시되어 있다. 친구들과의 대화뿐만인가. 교수님과의 상호작용도 마찬가지다. 수업과 관련 있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몇몇 교수님들께서도 으레 ‘수업 흐름에 방해가 되니 수업시간이 끝난 뒤 질문할 것’ 이라고 타이르시곤 한다.
이미 우리는 외국 학교들의 수업시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실제로 겪어 보니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하던 것이다.
수학 시간에는 수학 그 자체도 너무 어려운데, 이것을 영어로 배우니 따라가기가 더 어려워서 헤멘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앞에 앉은 프랑스 친구는 종종 뒤를 돌아보고 나에게 설명을 해 주곤 했다. 학생이 뒤돌아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설명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고 있으면 교수님이 오히려 다가오셔서 ‘어려운 것이 있니?’ 라고 물어보셨다. 물론 주의를 주는 교수님들도 계셨다. 하지만 주의를 주는 맥락이 ‘너 왜 수업시간에 떠들어’ 가 아니라, ‘혹시 무슨 일 있니? 일단 내 이야기를 들어봐.’ 에 가까웠다. 때로는 어떤 친구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질문을 교수님께 했을 때, 그것을 이해한 다른 친구가 멀리서 큰 소리로 설명해 주기도 한다. 교수님도, 학생들도 아무렇지도 않은 반응임에 놀랐다.
영어 시간에도 비슷한 에피소드들이 있었다. 영어수업의 컨텐츠는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는 것이었다. 30분정도 문법책을 놓고 수업을 하다가 “에잉… 뭐 어차피 너네 다 아는건데 이런거 왜 하냐 얼른 토론이나 하자.” 라고 궁시렁대며 책을 치워버리고 토론 수업이 시작된다. 토론수업 초기에 교수님이 토론 주제로 사용할 수 있을법한 주제들을 소개해 주겠다며 그 목록을 쭉 읊었다. 그러다가 하나의 주제에 멈춰섰다. ‘그냥 너희의 생각도 궁금하다’며 이 주제에 대해 교수님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마칠때 쯤, 딱 봐도 정말 소극적인 성격, 한국으로 치면 약간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친구가 흐느적거리는 손을 들었다. 교수님이 말해 보라고 하자, 아주 소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다른 친구들은 편한 자세로 듣는다. 끄덕이는 친구들도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또다른 친구는 조용히 손을 들어 다음 발언권을 잡으려고 한다. 수업이 끝나고 문 밖을 나가 계단을 내려가면서까지 이 친구들의 대화는 계속됐다. 주제가 뭐였더라… ‘쿠키 등을 이용한 개인화 광고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은가’ 였던 것같다.

벨기에의 언어갈등

벨기에 브뤼셀은 서유럽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벨기에는 남쪽으로는 프랑스, 동쪽으로는 독일과 룩셈부르크, 북쪽으로는 네덜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유럽 연합 EU 본부가 벨기에의 중심 브뤼셀에 위치한 것은 우연이 아닐테다.
이런 벨기에는 언어권간 대립이 굉장히 심하다. 프랑스와 접한 남부는 불어권, 네덜란드와 접한 북부는 네덜란드어권에 속한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은 두 언어권 사이에 끼어 있다. 그래서인지 브뤼셀에 가면 모든 안내방송이 두 개의 언어로 동시에 송출된다. (@6/2/2023 벨기에 남동부의 리에주라는 도시에 갔을 때, 어떤 술취한 아저씨가 다가와 더듬더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브뤼허에 다녀왔다고 하니까 장난스레 정색을 하면서, 걔내들은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모종의 이유로 정치계는 불어권이 잡고, 경제는 네덜란드어권이 잡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네덜란드어권 사람들은 ‘돈을 벌어다 주는데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라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라지만 당연히 정치계는 불어권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오는 이들을 놓아줄 리 없다.
하지만 당연히 정부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손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이들 언어권 간 갈등을 해소하고자 어학원들을 정부가 대폭 지원한다. 그래서 전 유럽을 통틀어 네덜란드와 불어 수업의 수업료가 매우 싼 편이라고 한다.
벨기에의 어느 박물관을 방문하든, 기본적으로 불어와 네덜란드어 설명을 지원하고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설명을 함께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케이스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에 둘러싸인 스위스도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언어 문제는 큰 나라들 사이에 낑겨 있는 고유어 없는 나라의 숙명 아닐까.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온 친구의 플릿 1층 공동주방에서

브라질과 포르투갈어

브라질은 포르투갈에게 의해 식민지배를 받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브라질에 공식 언어도 브라질어가 아니라 포르투갈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삼았지만 우리말은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한편 포르투갈과 브라질의 케이스는 뭐가 달랐던걸까. 식민정치 이전에는 브라질의 고유 언어가 있었을까. 브라질 친구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브라질에는 여러 왕국들과 여러 인디언들이 있었다고 한다. 여러 언어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포르투갈은 그들의 언어를 모두 빼앗을 수 있었을까? 포르투갈이 브라질에 살고있는 모든 원주민들을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모두’ 라는 말이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현재 브라질에 남아있는 사람들 중에 단지 5%만 브라질 원주민의 피를 가지고 있는 정도라고 한다. 사실상 외국인들만이 살고 있는 국가인 셈이다. 실제로 브라질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 ‘이들이 한 민족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하게 생기긴 했다.
그래서 또 궁금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브라질 원주민을 모두 죽여버리는 바람에 오늘날의 브라질 사람들의 몸 속에는 사실상 브라질 원주민의 피보다는 유럽인들의 피가 더 많이 흐르고 있는 실정이라면, 브라질 사람들은 포르투갈 사람들이나 유럽 국가들 즉 제국주의 국가들을 얼마나 싫어할까. 국가 정체성은 브라질인데, 자신의 조상은 유럽이라면, 브라질 사람들이 유럽 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이 가능하긴 할까?
이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만이 유럽 국가를 역사를 이유로 싫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브라질 사람들이 유럽에 대해서 적대적이지 않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 브라질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피가 섞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본 정부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 속에는 조선인의 피가 흘러서 그런 것인가.
-보트투어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서

터키 친구들에게 듣는 국기의 의미

터키의 국기는 붉은 배경에 달과 별이 하나 떠 있다. 터키의 국기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 종교와 연관이 있는지 물었다. 듣자하니 터키에는 커다란 독립 운동이 있었다고 한다. 독립 투사들이 죽어 붉은 피가 바닥에 넘쳐 흘렀고, 여기에 달과 별이 비칠 정도였다고 한다. 이것이 국기에 얽힌 이야기라고 한다.
프랑스에 계속 지내면서 북아프리카쪽의 음식들, 북아프리카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국기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들의 국기들도 전부 달과 별이 그려져 있었다. 아랍을 상징하는 것일까? 터키 친구에게 얘내들도 달과 별이 그려져 있고, 알제리는 심지어 배경 색깔까지 똑같은데 터키의 국기에 얽힌 이야기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물었다. 딱히 또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독일 베를린의 어떤 바, 프랑스의 디즈니랜드에서

프랑스의 대학 서열

프랑스 친구와 입시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나라의 대학들 로고가 쭉 나열되어 있는 서열표를 보여주며 이들 학교들의 80%가 서울에 편중돼 있다는 이야기, 한국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라고 소개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대학 서열표. 좋은 대학 마지노선이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공과 그랑제꼴(한국으로 치면 전문대, 하지만 여기는 전문대가 더 높은 대우를 받는다)에 입학하는 방법은 크게 2개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입시에 정시와 수시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첫번째 방법이자 일반적인 방법은 엔지니어링과정 준비반 학교에 가는 것이다. 굳이 한국 대입에 대입하자면 정시라고도 할 수 있다. 2년 동안 이 학교에서 공부를 한 다음 시험을 보고 엔지니어링 그랑제꼴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준비반에도 랭킹이 있고, 좋은 준비반에 들어가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강남대성 들어가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느낌인가.
두 번째는 엔지니어링 학교와 연계된 엔지니어링 준비반(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프리파’ 라고 부른다)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엔지니어링 준비반을 성실히 수료하면 연계된 그랑제꼴의 엔지니어링 과정에 입학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 설명을 해 주었던 친구는 2년 동안 공부한 결과물이 하나의 시험에 의해 결론이 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엔지니어링 학교와 연계된 준비반을 선택했다고 했다. 이런 내용을 볼 때 내신의 영향보다는 시험의 영향력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정시로만 갈 수 있는 학교가 있고 수시로 가기가 유리한 학교가 있는 것처럼 프랑스에는 일반적인 엔지니어링 준비반을 나와야만 갈 수 있는 학교들이 있다. 이렇게만 갈 수 있는 학교들 중 가장 유명한 학교는 프랑스에 서울대라고 할 수 있는 폴리테크닉(일명 ‘X’)이다.
서열표를 본 친구는 이렇게 줄을 세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지 ‘오우.. 지저스..’ 라고 거듭 중얼거렸다. 곧이어 그 친구는 여기는 고등학교와 엔지니어링 준비반의 순위가 있다고 하면서 랭킹 표를 보여줬다. 고등학교나 준비반 랭킹은 어떻게 매기냐고 물었더니 ‘X’에 간 사람들의 수로 줄세운다고 한다. 우리도 비슷하게 ‘서울대학교’ 같은 학교들을 몇 명 보냈는지로 학교 순위를 매긴다고 이야기했다.
그나저나 또다른 정보에 따르면 프랑스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대학/그랑제꼴 랭킹들은 생각보다 잘못된 경우가 많다(letudiant 등의 페이지에 상위 학교들로 표기된 학교들을 보며 저곳들은 정말 별로라고 하며). 일례로 파리의 소르본 대학의 경우 대외적으로 평판이 좋지만 프랑스 내에서의 최상위 입지는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IT도메인에서 내가 나와 있는 EPITA라는 학교는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해 준 친구도 그럼 최고가 어디냐는 질문에 마찬가지로 ‘X’ 정도가 있겠다고 했다.
-쉬는시간 학교 교실에서

독일 친구의 분위기

독일에서 온 20살의 친구는 우리 학교에 있는 교환학생과 본교 학생들을 포함하여 가장 수학과 프로그래밍을 잘할 뿐 아니라 예의가 바른 친구이기도 하다. 이번 학기 EPITA 교환학생은 유독 한국인 비율이 높은 편인데, 한국인 친구들이 이름을 올바르게 읽고 싶다는 이유로 거의 3주 동안 매일매일 듀오링고에 접속해 한국어를 읽는 방법을 공부했던 친구이기도 하다. 이제는 모든 학생들의 한국 이름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친구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그만큼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화 주제는 정말 다양하다. 모짜르트의 아주 홀리한 음악들 중에는 ‘내 엉덩이를 핥아줘’ 라는 가사의 음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거나, 요리의 와인을 넣고자 할 때 프랑스의 와인 대신 일본의 사케나 한국이나 중국의 소주를 넣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어쩌다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린 시절 좋지 못한 방법으로 프로그래밍을 접하게 되었다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북유럽에 어떤 개발자가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를 15단계로 나누어 다양한 추상화 수준에서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개념을 쉽게 잡을 수 있게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개념을 쉽게 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 친구가 20살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런 글을 쓸때서야 떠오르곤 한다.
Mozart - "Leck mich im Arsch" - Canon in B flat for 6 Voices, K. 231 / K. 382c
Leck mich im Arsch (literally "Lick me in the arse") is a canon in B-flat major composed by Wolfgang Amadeus Mozart, K. 231 (K. 382c), with lyrics in German. It was one of a set of at least six canons probably written in Vienna in 1782. Sung by six voices as a three-part round, it is thought to be a party piece for his friends. A literal translation of the song's title and lyrics into English would be "Lick me in the arse". A more idiomatic translation would be "Kiss my arse!" Mozart died in 1791 and his widow, Constanze Mozart, sent the manuscripts of the canons to publishers Breitkopf & Härtel in 1799, saying that they would need to be adapted for publication. The publisher changed the title and lyrics of this canon to the more acceptable "Laßt froh uns sein" ("Let us be glad!"), similar to the traditional German Christmas carol, "Lasst uns froh und munter sein". Of Mozart's original text, only the first words were documented in Breitkopf publishers' catalogue of his works. A new text version, which may have been the authentic one, came to light in 1991. Handwritten texts to this and several other similar canons were found added to a printed score of the work in an historical printed edition acquired by Harvard University's Music Library. They had evidently been added to the book by a later hand. However, since in six of the pieces these entries matched texts that had, in the meantime, independently come to light in original manuscripts, it was hypothesised that the remaining three may, too, have been original, including texts for K. 231 ("Leck mich im Arsch" itself), and another Mozart work, "Leck mir den Arsch fein recht schön sauber" ("Lick my arse nice and clean", K. 233; K. 382d in the revised numbering). Later research has indicated that the latter composition is probably the work of Wenzel Trnka (1739--91). ----------------------------------------------------------------------------- FREE .mp3 and .wav files of all Mozart's music at: http://www.mozart-archiv.de/ FREE sheet music scores of any Mozart piece at: http://dme.mozarteum.at/DME/nma/start.php?l=2 ALSO check out these cool sites: http://musopen.org/ and http://imslp.org/wiki/ ------------------------------------------------------------------------- NOTE: I do not know who the performers of this are, nor the place and date of recording!!! Any suggestions are welcome. ------------------------------------------------------------------------------- ENJOY!!!! :D
들어보자
어쩌다 보니 친구 자랑을 하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이 성격과 이 정도의 박학함으로 한국에서 자라났다면 모든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학생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독일 친구가 이 친구 밖에 없어서 단정짓기 어렵지만서도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이런 학생들을 계속 생산해낼만큼 훌륭한가, 그렇다면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에서는 이런 친구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오늘은 요리를 하나 해주었다. 요리와 함께 냉장고에서 알자스 화이트와인을 하나 꺼내 마시며 2시간 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소주를 냉장고에 하나 박아 두었다는 이 친구에게 대한민국의 세금 시스템상 좋은 술을 만들기가 어렵고 대한민국의 소주에 대부분은 그냥 물에다가 인공으로 만들어진 알코올을 희석해서 만들어졌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서 뿌듯하다. 그리고 안동 소주라는 명품 전통소주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려주었다.
-기숙사 공동주방에서

인도의 새로운 법

인도에서 이번 2023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법이 있다고 한다. 해외계좌로 이체하는 돈의 20%에 해당하는 양만큼의 세금을 부담하겠다는 것. 예를 들어 100만원을 해외 계좌로 이체하려면 2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이다. 7월 1일부터 자기 용돈받는것에 지장이 생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해외에서 인도로 들어가는 돈도 이체금액의 10%정도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개인 사용 목적, 가족 간 송금, 기업을 통한 송금 모두 마찬가지라고 한다.
왜 이런 법이 통과될 수 있는 것일까? 오늘날 인도에는 돈세탁과 블랙머니가 너무 많다고 한다.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벌어들인 돈이 발각되었을 때, 돈을 해외로 다 흩뿌려 버리는 것이 관행 아닌 관행이라고 한다.
이런 법이 통과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왜냐하면 분명히 이 법을 통과시킨 정부에도 이런 돈세탁을 할 만한 사람들이 충분히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인도 사람들이 이 법에 동의하는지가 궁금했다. 이 친구에게 물어보았을 때에는 50대 50인 것 같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인도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할 기회가 많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모두 들어보았을 때 인도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 관광을 다녀오고 나서 ‘저 나라는 안 될 나라’ 라고 단정지어 버리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완전 반대다. 이러한 변화들을 주도하는 정부가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니 인도 친구들은 현재 정부가 정말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있다고 자신도 그런 정부가 보기 좋다고 이야기했다.
-새벽녘 기숙사 앞에서 ,

독일의 비어퐁

독일 친구들이 비어퐁을 하는 방식은 다른 국가에서 비어퐁을 즐기는 방식과 사뭇 다르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어퐁은 컵에 맥주를 따라 양쪽 끝에 세워두고 한번씩 차례대로 탁구공을 던져 컵 속에 넣으면 상대팀이 맥주를 마셔야 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독일 비어퐁은 조금 더 위생적이다. 참가자 모두의 손에 맥주 한병씩을 따들고 저 멀리 비어 있는 맥주 병 같은 것을 잘 세우면 게임이 시작된다. 팀을 나누고 팀당 한 명씩 차례대로 저 멀리 세워진 병을 향해 공을 던진다. 던진 공이 병에 맞아 세워 둔 병이 쓰러지면 상대편이 뛰어가서 쓰러진 병을 다시 세우고 돌아올 때까지 상대팀 전원은 맥주를 마셔야 한다. 모두가 금방 취하게 된다고 한다.
-독일 베를린의 어떤 바에서

터키 친구들에게 듣는 정치 이야기

터키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 세 가지 있다고 여겨지는데 그 중 하나가 정치였다. 여튼 터키의 대통령 에르도안은 지금 20년째 권력자라고 한다. 터키 친구가 한국에서는 대통령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물었다. 5년에 연임이 불가능하다고 하니(5년 단임), 그게 맞는 것 아니냐고 자기네 정치를 잔뜩 나무란다. 아무튼 독재에 가까운 연임때문에 국민들이 정말 화가 많이 났다고 한다. 터키 친구들은 에르도안이 재외국민과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주고 그들에게 표플리즘 전략을 펼친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투표가 있는데 이번에는 꼭 몰아내야 한다고, 자신들의 첫 투표 기회라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서 이 친구들은 한두달 뒤 비행기를 타고 터키에 날아가 투표를 마치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다.
이를 계기로 터키 대선이라는 주제를 이리저리 찾아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터키 에르도안이 어떻게 당선될 수 있는지에 대해 한국인이 분석한 유튜브 동영상을 하나 볼 수 있었다. 새로 알게 된 사실은, 에르도안이 ’불법적으로‘ 권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에르도안이 부정선거를 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 분석은 외국 거주자들과 이민 외국인들 기여가 크지 않다고 보았는지 해당 내용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 터키 친구와 디즈니랜드를 가게 됐다. 놀이기구들의 줄을 기다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다. ’최근에 어떤 한국인이 터키 대선에 대해 분석한 동영상을 봤는데, 너가 언급했던 내용에 대한 분석이 없어 그것들의 기여가 그렇게 큰 것이 사실인지 의구심이 든다.‘ 라고 물었다. 친구는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대선은 정말 작은 차이로 정권이 교체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는 중요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독일 베를린의 어떤 바, 프랑스의 디즈니랜드에서

재즈 클럽

혹시 ‘재즈 바’ 에 가 보셨는가? 합정이나 이태원 해방촌쯤 가면 다양한 재즈 바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대중적인 바는 아니다. 재즈 바라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은 사람들도 많을텐데 ‘재즈 클럽’ 은 더더욱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엔 재즈 바뿐 아니라 재즈 클럽도 많았다. 거기 가 보면 사람들이 재즈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고 있다.
한국이나 유럽이나 클럽은 있다. 하지만 ‘재즈 클럽’ 의 경우에는 으슥하고 담배냄새나고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재즈 바는 재즈 라이브 연주자들이 대여섯명 재즈를 연주하고 관객들은 다들 맥주 하나씩 들고 구석에서 공연 감상하다가 삘 받으면 나와서 춤을 추고 한다. 흔한 한국의 ‘클럽’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가볼만 하다. 내부는 금연구역이다.
리얼 춤을 잘 추는 사람들도 보인다. 바둑에 행마가 있듯이 정해진 스텝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딱 봐도 전문적으로 배운 티가 나고, 남녀의 합이 척척 맞는다. 내가 볼 때 재즈 클럽에서 분위기를 띄울 춤꾼으로 고용을 한 것 같다. 나이가 지긋하셨지만 약간 단정한 옷을 입고 나온 노년의 커플, 중년의 부부, 뭔가 장소에 잘 어울리고 화려하게 화장을 한 남녀, 조금 예쁘게 신경을 쓰고 온 듯한 젊은 여자 둘. 혼자 춤을 추는 사람들은 없다.
이런 공간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왔다가 나를 포함해 뻘쭘히 앉아 있는 교환학생들. 하이네켄 500ml가 11유로(1만 6천원)이어서 신나게 마실수도 없다. 그중 한 명의 한국 친구가 맥주를 탁 내려놓더니 나가서 춤을 춰야겠다며 독일 친구와 나를 꼬드긴다. 아참, 남자끼리 춤을 추는 경우도 없었다.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나가서 그냥 둠칫둠칫 한다. 둠칫둠칫 하다가 재즈 솔로가 나오면 다같이 무대를 바라보고 환호도 지르다가 다시 둠칫둠칫 하면 된다.
-파리의 어느 재즈클럽에서

독일의 역사 세탁

나와 함께 고등학교를 나온 친구가 다니고 있는 베를린 공과대학교는 굉장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 비해 사람들에게 소개되는 역사는 굉장히 짧은 편인데 그 이유는 ‘역사를 세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엥?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무래도 나치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전시에 대학교가 국가를 도와 방산 연구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겠냐, 아무리 나치를 도왔다고 한들 그것이 그렇게 부끄러움이 될 일이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전시에 국가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 맞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 학교가 ’유독 많이 도왔다‘ 며 베를린 공과대학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자신이 평소 수행하던 연구를 기반으로 제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 의해 널리 사용된 독가스를 만들고 노벨 화학상 수상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고 하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이 이야기를 독일인 친구에게 전해 보았다. 친구는 허허 웃으며 ’역사 세탁‘은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들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며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들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굉장히 오래전에 설립된 독일 회사들의 홈페이지에 가서 그 회사의 역사를 찾아보면 연표를 하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몇 년에 무슨 일이 있었고 몇 년에 무슨 일이 있었고 이런 일들을 달성했고 이런 것들이 쭉 설명된 그 연표에서 딱 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서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 사이 시기가 텅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독일 베를린의 어떤 길거리에서

옷 칭찬

브라질 친구는 항상 내 스타일이 멋지다고 그런다. 자신의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마다 자기가 아는 한국 사람들, 아시아 사람들 중 최고라고 추켜세워 주는 쾌활한 친구다.
브라질 친구의 생일날을 기념한 파티에서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 몇몇 있었다. 항상 나타나는 친구들이 계속 나타난다. 기숙사, 학교를 중심으로 모이다 보니 어디선가 한번쯤은 다들 본 듯 익숙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친구들은 언제나 하나둘씩 꼭 나타난다.
아무튼 이 파티에서 브라질 친구가 호스트로서 나를 모르는 친구에게 나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수십 번은 들은듯한 ‘… He is the best Korean ever’ 이라는 멘트로 시작한다. 그리고 옷차림좀 보라고 옷을 칭찬하기 시작한다. 옆에 서있던 또다른 브라질 친구도 거들었다. 언젠가 내 기숙사에 놀러온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내 잠옷차림이 자신의 지금 차림보다 훨씬 간지난다며.
아무튼 유럽에서 사람들이 자꾸 내 머리카락 고정용 벙거지를 써 보겠다고 쓰고 사진을 찍지를 않나, 터키 친구들이나 파리의 가게 사장님들이 내 패딩을 탐내지를 않나.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 내 차림새가 그렇게 간지나지는 않는데 말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유행을 따라서 모두가 입는 패션이 매년 회자되곤 한다. 내가 그런 키워드를 처음 접한 것은 노스페이스 패딩을 필두로 한 ‘하의실종’ 패션이었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꽤나 촌스럽고 기괴한 패션인데, 정말 대부분이 그러고 다녔다. 그런데 유행은 유럽에도 있다. 파리 거리를 거닐다 보면 스타일리쉬한 파리지앵들 당연히 많다. 그러나 여기에도 ‘하의실종’ 같은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딱 달라붙는 상의 니트 재질 나시티에 청바지 차림의 여성들을 하루에 100명은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예가 되려나.
-프랑스의 여느 기숙사에서

독일의 맥주 칵테일

칵테일을 만들 때 들어가는 술을 기주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주를 기주로 사용하곤 하는 것처럼 맥주 천국 독일에서는 맥주를 기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메뉴판에 보이는 알스터(Alster)라는 음료는 오렌지 레몬에이드와 맥주를 반반씩 섞은 음료라고 한다. 그렇다고 한국 술자리에 가서 맥주에 레몬에이드를 섞으려고 한다면 레몬에이드를 돈아깝게 왜 시키냐고 혼나고, 맥주로 장난을 친다고 한번 더 혼날 각오를 해야 한다. 참고로 독일에서 맥주에 레몬에이드를 넣는다고 해서 얼음까지 넣었다가는 혼날지도 모른다.
-독일 베를린의 어느 재즈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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