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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2. 어른되고 처음 가 본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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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2 05:05
last edited
2023/07/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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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쉬움
이과: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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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2. 어른되고 처음 가 본 박물관

용인 하면 다들 애버랜드만 생각하지만, 애버랜드 옆에 정말 큰 교통박물관이 하나 있어. 물론 막상 가보면 교통에 대한 내용을 고루 다룬 “교통” 박물관이라는 이름보다는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차량 실물 전시에 조금 더 집중해 둔 “자동차” 박물관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어. 뭐 어쨌거나 그건 크게 중요한 건 아니야.
우리가 어릴때 박물관에 가면 다들 하는 짓이라고는, 슥~ 둘러보고 뭔가 신기한 거 있으면 가까이 가서 그림 보는게 전부였잖아. 그런데 사실 박물관에는 시각 자료보다 텍스트가 더 많거든. 그래도 머리가 컸는데, 글씨를 더 차분히 잘 읽어볼 수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
자율주행 일을 하다보니까, 그리고 정말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준 창업가들의 삶을 동경하다 보니까 내가 도대체 이걸 왜 해야할까. 그냥 자동차에서 자율주행차로 흘러가는 기술적 변화는 정말 꼭 필요한 변화일까. 이런 의문에 답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
누군가에겐 그냥 애들을 위한 박물관같이 느껴질 수 있었을텐데 난 1시간 30분정도 관람을 한 것 같아. 내가 박물관을 보면서 했던 몇 가지 생각에 대해 재미있는 썰을 풀어 볼게.
혹시 적기조례법이라고 들어 봤어? 옛날에는 자동차의 50m 정도 앞에 서서 빨간 깃발을 들고 기수가 걸어갔어야 했대. 그때는 자동차가 기술적으로 성숙하지 않았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두려워했나봐. 그런데 오늘날 자율주행차도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 고작 해봐야 서울 상암이나 세종시같이 굉장히 도로가 잘 정비돼 있는 곳에서만 시범사업을 해볼 수 있게 하고 있거든. 아직 자율주행 기술도 많이 부족하고, 요즘 사람들은 아직 자율주행차가 많이 두려운가봐. 하지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자율주행차가 다니는 세상은 적기조례법이 사라지고 차들이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는 것럼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미래가 아닐까?
둘째로 창업 있지. 레드오션이라고 말들을 하잖아. “너가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있다” 와 같은 말들이 레드오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 나는 자동차같이 제조업이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라고 생각했어. 아니나다를까 박물관에 붙어있는 자동차 발전 연표를 보니까, 1800년대부터 차를 만들었던 회사들이 오늘날에도 명차라고 불리고 있더라고. 심지어 BMW 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차를 만들어낸 회사였어(나만 몰랐나). 정말 신기하게도 1930년대부터 명차에 대한 개념이 생겼더라고.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BMW, AUDI 같은 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차량은 이때부터 명품이었던 거야. 그럼 도대체 현대자동차같은 회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고, 2000년대들어 설립된 테슬라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분명히 명차를 만들던 회사들이 가득한 레드오션인데! 나는 박물관에 붙어있는 연표를 보면서, 전쟁, 기술발전, 사회문화가 시장의 틈바구니를 만든다고 느꼈어. 대표적으로 증기기관이라는 것이 만들어져서 자동차라는 시장이 생겨 버렸어. 지프, 베스파, 폭스바겐같은 회사들은 전쟁에 필요한 차를 만들면서 성장했고, 작은 차량을 만드는 토요타같은 회사는 패전국들에게 가성비 차량을 팔면서 성장했대. 그리고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이 재고되고 배터리 기술이 발전해서, 전기자동차라는 것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또다른 틈바구니를 만들어서 테슬라가 만들어질 수 있었어.
마지막으로 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어.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운 조선을 생각해 보면, 엄청 칙칙하고, 하얀 한복 입고있고, 기술적으로 엄청 발전이 더디고, 이런 모습들을 떠올리잖아. 그런데 우리의 선입견과 달리 조선의 선박제조술은 세계 최정상급이었나봐.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가-국가단 여객선을 운용했다는 기록은 일본과 조선을 오갔던 통신사가 가지고 있다고 해. 배의 갑판 전체를 철갑으로 두르고 전함으로 썼다는 기록도 거북선이 가지고 있어. 그런데 도대체 언제부터 조선은 ‘약소국’ 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왜 ‘약소국’ 이미지 신세를 극복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
이렇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한가득 안고 올 수 있어서 앞으로도 관심분야에 대해서 박물관이라는 정보 전달 매체도 정말 애용하게 될 것 같아. 여튼 그렇게 박물관을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어.
글을 쓰는 데 참고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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