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슴도치 컨셉트(《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강조하는), a.k.a. 좋은 컨셉(《컨셉 수업》에서 말하는), a.k.a. 좋은 비전(흔한 스타트업이 가지고자 하는), a.k.a. 좋은 방향성(SOLVIT에서 종종 언급되었던), a.k.a. 미세하게 조율되는 동기(《다크호스》에서 말하는)는 같은 말이다.
a.
이하 고슴도치 컨셉트 또는 더 줄여서 컨셉이라고 하겠다.
2.
가장 좋은 사업전략은 고슴도치 컨셉을 세우는 것이다(ref1,ref2).
a.
체스 기보처럼 복잡하게 짜여진 전략보다, 컨셉에서 비롯된 전략은 보다 단순하고 강력하다.
3.
우리가 잘하는 것을 더 정교하게 정의할 수 있는 방법과 감각을 알아라. 좋은 고슴도치 콘셉트의 예시를 보고 어떤 느낌인지 익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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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언급된 예시다(ref13).
◦
저가의 초정밀 제품을 대량 제조할 수 있는 능력, 세계적인 브랜드의 면도날이나 코카콜라급 인지도를 가진 칫솔을 만들 수 있는 능력(질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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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넥스처럼 제품의 이름이 곧 카테고리의 이름과 같은 브랜드를 만드는 능력(킴벌리 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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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담배, 초콜릿, 커피같은 불건전한 제품들을 잘 브랜딩하는 능력(필립 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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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주제를 가지고도, 특성이 다른 개개인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뾰족함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꽤 따분하다. 하지만 《다크호스》에서 매우 구체적인 예시를 들여다보면 훨씬 더 잘 와닿을 수 있다(ref10). 아래는 와인의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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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린 르펠티에는 평생 철학에 애착을 느꼈고 프랑스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 형이상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이 사람은 ‘왜 그럴까’라는 원인 분석에서 재미를 느끼는 탐구 정신을 와인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이 사람에게 와인은 ‘와인 시음은 물리의 옷을 입은 철학’이다.
◦
제가 시음의 생리학적 측면에 유난히 민감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그 점을 잘 활용하자고 마음먹었어요. 이제는 와인이 제 몸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면서 가슴을 타고 내려가는 알코올의 알싸한 기분 … 이산화황으로 인한 눈의 따끔거림 등에 신경을 썼어요.”
4.
강점이 많이 겹칠수록 다른 사람들이 넘볼 수 없다.
a.
마이크로한 비즈니스일수록(구성원이 적을수록) 각 개인의 고슴도치 컨셉트가 중요하다. 1인 기업이라면 당연히 회사의 고슴도치 컨셉트는 나의 고슴도치 컨셉트가 될 것이다.
b.
많은 원이 겹친 곳의 정중앙을 추상적으로 정확히 표현한다. 이것은 자칫 다른 사람들과 미세하게 달라 니치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잘 표현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ref14:《다크호스》).
c.
이렇게 짜여진 고슴도치 컨셉트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문제나 욕망이 아닌, 적은 사람들의 깊은 문제나 욕망을 소구하는 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모범 사례를 따른다(ref8).
d.
좋은 컨셉은 경쟁자를 의식하지 않고, 나로부터 시작된다(ref7:《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컨셉과 우리의 컨셉이 어떻게 다른지 말로 정의하려고 노력해 보면서 우리의 컨셉을 미세 조정하는 일에는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경쟁사 분석, 차별화같은 행동과는 느낌이 다르다. 예를 들어:
i.
SOLVIT 구성원이 알간지 스타일의 비디오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 우리는 나영석PD가 아니다.
ii.
SOLVIT은 왜 Autoshorts프로젝트에서 최고가 되기 어려울까? → 우리는 캡컷이 아니다.
iii.
SOLVIT은 프로토타이핑을 잘 한다면서 왜 ‘방구석 전자’의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워할까? → SOLVIT 구성원은 간단한 하드웨어나 간단한 3D 프린팅도 배울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이건 왜 안 배우고 싶어하는걸까? → …
5.
고슴도치 컨셉은 간단하고 구성원들이 이해하기 쉽다.
a.
‘크고 거대한 비전을 그려라’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화성에 간다’같이 야망찬 비전은 보통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다. 추구하는 바가 너무 복잡하다면, 그냥 적당한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돌이켜 보는 것도 좋다. 물론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유가 확보된 크고 원대한 비전은 굉장히 희귀하다.
b.
규모가 작으면 모든 사람들을 얼라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중이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로만 작성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추상화된 좋은 표현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6.
좋은 컨셉에는 기술 명세가 빠져 있다(ref4:《컨셉 수업》).
a.
30년 이상 존속하는 위대한 기업들 중, 도약에 성공한 이유로 기술을 꼽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ref5:《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최근에는 기술이 해자를 만들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b.
AI, LLM같이 유행하는 단어가 컨셉에 포함되어 있으면 결격일 가능성이 높다.
c.
’나는 수학을 잘 하기 때문에~‘, ’나는 음악을 잘 하기 때문에~‘같이 고슴도치 컨셉트를 받들고 있는 기둥들이 기능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우수 사례로 꼽힌 뉴코어는 그들이 ’실적 위주의 풍토를 만드는 일‘을 잘 한다고 생각했다.
7.
좋은 컨셉에는 가오가 없다.
a.
‘근사하게 전달하는 말’이 아니라 ‘실체를 만드는 말’이다(ref6:《컨셉 수업》).
b.
본인 수준에 대한 철저한 메타인지에서 나왔지만 도전적인 말이다(ref11:《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8.
좋은 컨셉은 절대선이 아니다.
a.
‘품질이 좋은 상품을 싸게 판다’는 것은 보통 무조건 좋은 것이다. 이런 건 좋은 컨셉이 아니다(ref9:《컨셉 수업》).
b.
그것이 컨셉에만 얼라인된다면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위험이 있어도 좋고, 제품이 싸구려여도 좋다(ref12:《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9.
액션이 느려진다고 느껴질 만큼, 끊임없이 컨셉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하는 것은 정상이다.
a.
SOLVIT에서도 액션을 늦추면서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적 있었다. 이러한 논의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한 경우도 있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므로 끊임없이 해야 한다.
b.
단, 액션을 장기간 멈춰 두어서는 안된다. 신중하게 무엇을 할 지 결정하고, 그 결정 결과를 철저히 해부하고 분석해서 고슴도치 컨셉트를 보강해야 한다. 방향성 고민과 액션, 둘 중 하나만 극단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으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컨셉은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지와 관련이 있는데, 《다크호스》는 나의 특기에 대한 파악이 미세하게 조율되는 느낌임을 강조한다.
c.
지속적인 성과를 낸 기업들은 신기하리만치 SOLVIT과 똑같은 고민을 몇 년이고 계속했다. 계속 방향성이 수정되면서도 만들어진 노하우가 플라이휠을 밀 수 있는 구조로 새로운 액션을 쌓아 나가야 한다. 결정적으로 어떤 액션을 하든간 상관없이 논의는 전투적으로 해야 한다.
10.
돈과 관련된 수치로도 표현되면 더할나위없이 좋다.
a.
이것은 x당 y 형태로 표현되곤 한다(ref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parse me : 언젠가 이 글에 쓰이면 좋을 것 같은 재료을 보관해 두는 영역입니다.
from : 과거의 어떤 원자적 생각이 이 생각을 만들었는지 연결하고 설명합니다.
1.
•
원래 의도는 앞의 엔트리에 독립된 메모들을 연결하는 것이었으나, CREW/SOLVIT에게 더 읽기 쉬운 형태로 빨리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되어 이렇게 하나의 문서로 정리하게 되었다. 추후 필요한 경우 다른 노트들로 분리한다.
2.
•
앞의 메모는 이 메모에서 말하는 [좋은 컨셉, 좋은 비전, 좋은 방향성, 고슴도치 컨셉트]가 모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모두 같은 말이다. 좋은 컨셉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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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비전을 고민한다는 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비전이 주는 가치는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잘 써먹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흘러갔다. 당장 서너명이서도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지 못한 KFP프로젝트, CREW라는 조직과 종종 삐그덕거리면서도 작은 성과라도 만드는 SOLVIT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SOLVIT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싶어서였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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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메모 제목 말 그대로 ‘고민은 계속하되, 액션을 장기간 멈춰 두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앞의 글에는 나의 헬로콕, 디어 등 스타트업 활동에 있어서의 반성과 SOLVIT에서 있었던 일을 회고한다.
supplementary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을 뒷받침하는지 연결합니다.
1.
None
opposite : 어떤 새로운 생각이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과 대조되는지 연결합니다.
1.
None
to : 이 문서에 작성된 생각이 어떤 생각으로 발전되거나 이어지는지를 작성하는 영역입니다.
ref : 생각에 참고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