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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실패들 이후 창업 수업을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이유 (feat. 문제정의와 디자인씽킹)

created
2022/10/16 05:08
last edited
2023/08/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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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쉬움
이과: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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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세종대학교 수업 ‘취창업과 진로설계’ 에세이과제 제출을 계기로 작성되어 ‘수업’ 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글을 이해하는 것에는 전혀 영향이 없습니다.
나는 최근까지 창업과 스타트업에 여러 번 도전하며 얻은 교훈들이 있다. 그들 중에서도 ‘창업 강의에서 사고 방법론들을 가르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런 사고 방법론들을 초개방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를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특히 값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는 다양한 창업 교육들이 존재한다. 우리 학교에서도 <취창업과 진로설계> 라는 1학점짜리 교양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1학점짜리 교양 교과목이 다들 그러하듯 이 수업은 딱히 강도 높은 창업 교육이 아니다. 나는 직접 부딪어 가며 창업에 도전해 몇 번의 뼈아픈 실패를 겪어보기 이전에도 다양한 벤처 교육들을 들었던 경험이 있는데, 그들이 오히려 이 에세이를 쓰게 만든 수업보다 훨씬 집약적이고 강도 높은 프로그램들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때 당시의 그 창업 교육들보다 이 강의에서 던져 주는 작은 아이디어가 오히려 나의 마음을 울리고 고민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는 시점인 8주차까지 모든 발표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이야기는 결국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라’ 였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고통스러운 실패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와닿는 내용도 아니었을 것 같고, 배울 내용도 없다고 느꼈을 것 같다.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나의 경험과 관련하여 이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적어 보려고 한다.
나는 어떤 면에서는 운 좋게도, 어떤 면에서는 정말 운 나쁘게도 모든 것들을 다 고민해서 무엇인가를 의사결정하고 정의한 문제를 해결해내야만 하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 나와 함께 같은 주제에 대해서 고민할 동료나 선배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킥보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발버둥쳤던 <디어코퍼레이션> 의 상황, 학교 친구들이 칵테일 키트라는 아이템으로 패기 좋게 달려들었던 스타트업 <헬로콕> 의 상황이 그러한 경험을 하도록 이끌었다. 이들에 몰입하는 동안에는 어떻게 해야 고객이 높게 가치를 평가하는 제품이나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만 했었다.
두 도전이 모두 실패하기 전까지 몸소 깨닫지 못했던 것은 시장이 원하는 아이템을 찾아내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사고 과정에는 어느정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잘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은가. 왜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끼리 뭉쳐 만든 창업 아이템의 성공률이 훨씬 높을까? 단순히 창업이라는 것이 나의 경험을 통해 불편을 발굴해서 이를 창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문제를 해결해내는 일이라면, 똑똑한 사람들의 삶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그 사람들은 나같은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보다 더 훌륭한 불편을 겪으면서 살아간다는 말인가? 도대체 왜 VC 들은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팀을 더 눈여겨보는가? 지금까지의 시행착오와 많은 관찰을 통해 얻은 답은 다음과 같다. 훌륭한 팀은 편향 없이 공감하고,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평소 많은 사람들은 빠른 성장을 일궈낸 회사들의 사고 흐름을 ‘린 스타트업’ 따위로 포장하면서, ‘빠르게 피드백 싸이클을 돌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정도로 치부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피드백 싸이클을 많이 돌아도 실패하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그렇다면 소위 ‘똑똑한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 빠른 피드백 싸이클을 돌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정작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를 논하는 수단과 방법 차원보다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를 논하는 문제정의 차원에 대한 빠른 피드백 사이클을 돌았다는 점에서 공통인자를 발견할 수 있다. 이를 ‘가설 검증’ 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말하는 문제정의란 무엇인가? 문제정의라는 단어는 디자인씽킹 프레임워크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디자이너 교육을 위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의 뼈대를 체계화한 방법론이다. 디자인 씽킹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는 공감 - 정의 - 아이디어 발굴 - 프로토타이핑 - 테스트 총 다섯 단계로 구분해볼 수 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들은 열이면 열 모두 운이 좋아서든 연역적으로든 귀납적으로든 해결해야 하는 올바른 문제를 ‘정의’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대로, 문제 ‘정의’ 가 잘못된 스타트업은 운이 정말정말 좋지 않는 이상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지 못해 망한다. 이때 나와 같이 공부를 사랑하고 취업에도 창업에도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정말정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공교롭게도 가장 중요한 ‘정의’ 를 포함한 가장 앞의 두 단계에 해당한다.
우선 가장 첫 단계인 공감단계를 한번 보자. ‘공감’ 단계를 지날 때는 어떠한 문제에 의해 불만족을 가진 사람의 고통에 대해 공감만 하고 문제를 함부로 ‘정의’ 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 맹점이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해야 하는데, 선입견이나 나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정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올바르게 문제를 정의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공감단계에서 나의 선입견이 없어야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할 수 있다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정의’ 단계에서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수단’ 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풀고싶은 문제가 올바르게 정의되지 않았는데 문제를 해결할 도구를 선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못을 박는 것이 아니라 못을 빼야 하는데 망치를 들고 나가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나같이 프로그래밍과 기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떤 기술(수단)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그 기술을 강제로 프로젝트에 끌어들여 활용해보곤 하는 습관이 있는데 당장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에 있어 이는 곤조에 불과하다.
다시 돌아와서, 문제정의가 잘못된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문제정의는 결국 ‘무엇무엇을 하는 데 무엇무엇이 문제다’ 를 정의하는 일이다. 2020년 당시 내가 일했던 디어 자율주행팀이 문제에 대해 정의하고 있었던 문장을 복기해 보면, ‘킥보드 자율주행기술을 만드려 하는데, 성수동 초행길 100m 를 못 가는건 정말 문제다.’ 정도였던 것 같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문제 정의문이다. 하지만 이 문장은 매우 잘못되었다. 성수동 초행길을 잘 돈다고 해서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지 않는다. 성수동에서 훌륭하게 동작하는 자율주행 킥보드가 전국을 돌게 만들려면 결국 완전히 다른 결의 기술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100m 를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100km 를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 성수동 골목길을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과 길쭉길쭉 뻗은 큰길을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모두 다른 문제라는 말이다. 그리고 분명히 문제를 정의할 때에는 ‘수단’ 에 대한 생각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자율주행’ 이라는 기술이 목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해야 할까. 다시 문제를 정의해 보자. ‘다양한 가치를 만들려고 하는데, 킥보드 자율주행기술이 없는 게 문제다’ 는 어떨까. 하지만 이것도 잘못된 문제정의이다. 자율주행기술이 완벽해도 자율주행 킥보드를 서비스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테슬라>는 전세계적으로 월등한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온전히 하고 있지 못한다. 차량 소프트웨어의 일부로서 동작하는 차량의 자율주행과 달리, 자율주행을 통해 운영효율을 달성하려고 하는 우리 회사의 경우 자율주행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하면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 완전히 반대로 생각을 해 보자. 고객에게 가치를 주려면 반드시 자율주행이 잘 돼야할까? 자율주행 기술이라는 것을 아예 버려 버리고, 원격제어 기술만 있어도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닐까. 원격제어 기술이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만들 수 있는 동일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할 때, 자율주행 기술이 원격제어 기술에 비해 100배 어렵고, 100배 큰 리소스가 들어간다고 할 때, 우리 팀은 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가.
나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엔지니어라는 직군으로 채용됐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를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나는 내가 자율주행 엔지니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선입견이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을 방해했던 것이다. 하나씩 뭐가 개발되어 가니까, 뭐가 진행되는 것 같고, 내가 유의미한 문제를 해결한다고 믿고, 칸반보드에 있는 보드들이 하나씩 넘어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했던 대부분의 고민들은 ‘킥보드 자율주행기술을 만드려 하는데, 성수동 초행길 100m 를 못 가는건 정말 큰 문제다.’ 라는 문제정의 위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으로 이미 자율주행이라는 수단이 정해진 상태였다. 문제정의가 올바르게 되었는지는 전혀 고찰하지 않았다. 다시말해 자율주행팀은 명확히 정의된 문제 위에 ‘성수동 100m 주행’ 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이 아니라, 목표를 문제정의라고 착각한 채 문제정의 없이 문제해결 방법이 혼재된 목표를 세우고 자율주행이라는 아이디어를 바로 들이대버렸던 것이다.
칵테일키트 스타트업 <헬로콕> 에서도 비슷했다. 우리 팀은 문제정의라는 단계를 항상 건너뛰었다. 가장 만만한 것이 우리의 제품 탓이었다. 예를 들어, ‘칵테일 키트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디자인이 별로라는 점이 문제야’, ‘너무 비싸서 그런거야’ 와 같은 식이었다. 진짜 고객들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비싸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고객들을 제대로 만난 적조차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고객의 마음을 어림짐작하며 근거 없이 대충 문제정의를 했다. 그리고 앞서 문제라고 지적한 디자인을 개선할 아이디어, 가격을 낮출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우리는 몇 달에 걸쳐 문제를 해결했다. 디자인도 개선했고, 비싸다는 문제도 해결해냈다. 그런데 매출은 변화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다.
스타트업의 가장 빠른 발전은 문제정의를 올바르게 해나가는 과정, 그리고 올바르게 정의된 문제를 해결해내는 과정에서 온다. 이 과정에서 유일하게 객관적인 심판은 고객 반응이다. 하지만 문제정의라는 것은 한번에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린 스타트업에서 흔히 말하는 피벗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피벗은 문제정의가 잘못되었거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잘못되었을 때 진행한다. 문제정의가 잘못되거나 이를 해결해 내는 수단이 잘못되었더라도, 피벗을 빠르게 해내면 그것은 그 자체로 성공적인 문제해결 과정이다. 반복적인 피벗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빠르게 도달하는 일이 초기 스타트업이 첫 번째로 넘어야 하는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디어코퍼레이션> 의 자율주행 킥보드 이야기를 마저 해 보자. 자율주행팀의 발전이 가장 빨랐고 머리가 터질듯이 고민을 했던 시기는 오히려 문제정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밑바닥부터 다시 고민을 시작했던 시기였다. 킥보드 서비스의 문제부터 다시 정의했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 기대되는 가치를 짐작해 보았다. 그리고 어림된 가치가 현실이 되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에 대한 가설을 먼저 수립했다. 그리고 나서 그 문제들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했다. 우리는 고민을 시작한 지 3개월만에 피벗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1년 6개월간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시키려고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하도록 짧은 시간이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한발짝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가설검증 과정에서 팀이 깨달은 내용을 간략히 공유하고 싶다. 어떤 기술을 사용하든 상관없이 사람이 물리적으로 전동킥보드를 건드리지 않고도 킥보드를 옮길 수 있다면 매우 커다란 가치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킥보드 폼팩터가 필요했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는 삼륜 킥보드였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사람들이 삼륜 형태의 킥보드를 불편해한다는 것이었다. 고객은 자율주행 킥보드나 원격제어 킥보드와 상관없이, 삼륜 킥보드를 싫어했다. 이 문제도 인지하지 않은 채로 우리 팀은 자율주행 기술을 1년 6개월간 개발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앞선 사례도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피벗을 통해 실제 매출까지 연결된 사례로 <헬로콕> 의 경험을 소개하고 싶다. 칵테일키트 매출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던 문제정의문은 ‘충분히 많은 잠재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을 보여주지 못했다’ 였다. 마케팅에서 너무나도 기본적인 요소인 ‘노출’ 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알콜 음료의 법적 이슈 때문에 우리의 칵테일 키트는 고객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줄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이것도 어찌보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 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팀은 칵테일의 아이덴티티인 ‘알콜’ 을 과감히 포기하고 무알콜 칵테일 키트로 피벗했다. 놀랍게도 무알콜 칵테일 키트는 몇달만에 수백만원의 매출을 끌어올렸다. 다시 말하지만 맹점은 노출 문제를 잘 풀었다는 것이 아니다. 노출 단계에 문제가 있다고 올바르게 정의할 수 있었기에 매출이 변화할 수 있었고, 매출이 발생했다는 사건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한발짝 가까워졌다는 증거로 바라보는 것이 옳다.
우리는 평소 문제해결을 잘 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같이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린하게 문제해결을 잘 하는 사람’ 이라는 말은 주어진 목표를 빠르고 똑똑하게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구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거나 빠르게 배워 나가는 사람’ 처럼 도구에 대한 러닝커브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잘러 정의는 목표가 이미 주어져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을 잘 하는 사람만을 포함한다. 즉, 더 나은 문제정의와 목표설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해내는 역량에 대한 선언이 빠져 있다. 하지만 앞서 나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았듯 문제를 잘못 정의하고, 잘못 정의된 문제를 풀면, 풀어도 전혀 쓸모없는 문제가 풀려 버린다. 문제가 아닌 문제를 문제라고 여기고 풀면 아무리 잘 풀어낸들 무슨 소용인가! 우리 강의에서 강조하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일’ 이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일’ 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갈망을 기반으로 시장을 분석해 ‘어떤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어떤 시장이 가장 좋을까?’ 로 창업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는 올웨이즈 강재윤 대표의 프레임워크, 내가 제품이 되어 사람을 도와보는 ‘컨시어지 MVP’, 7주차 강의에서 패스트벤처스 VC가 언급한 ‘초기 스타트업에서 고객의 의견을 듣는 방법’, ‘PEST 분석 방법론’, 100만 유튜브를 만드는 공식을 실험하는 인플루언서 드로우앤드류의 주장 ‘취향이 맞는 사람을 먼저 끌어모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아야 한다’ 는 공식, ‘커뮤니티를 운영해보면서 사람들에게 공감하는 것이 우선’ 이라는 주장, 문제정의에 올바르게 피드백할 수 있는 팀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 아무런 선입견 없이 공감해야 한다는 주장, 이들 주장의 본질은 하나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디자인씽킹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문제정의! 이놈의 문제정의를 더욱 잘 하는 사고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수업에서 끊임없이 강조하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라는 말이 문제정의를 고민하라는 말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PEST 와 같은 다양한 사고 프레임워크들을 소개할 때에도 이들이 더욱 훌륭한 문제정의를 위한 도구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수업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한편으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라는 말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고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괜히 나이를 먹은 것 같아 속상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싶다.
글을 쓰는 데 참고한 자료입니다.
2.
21:30,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가? 보통 6가지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각각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고, 각각에서 어떤 데이터가 나오는가를 이야기하겠다. 첫 번째는 인터넷을 통해 얻어내는 desk research 이다. 여기서는 정량적인 데이터를 얻어내야 한다. 두 번째는 google form 등을 통해 설문을 받는다. 이를 marketing research 라고 한다. 여기서도 정량적인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 desk research 와 marketing research 에서는 이용자들이 어떤 행동이나 선택을 하는 패턴이나 기준을 정량화시켜서 다음 조사들의 기반이 된다. 주관식 답변을 얻을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observation research (관찰 조사) 이다. 기존 시장에서의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왜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보는 것이다. 여기서 얻어내는 데이터도 마찬가지로 정량적인 데이터이다. 네 번째는 여기서 나온 특이 케이스들로 대면 인터뷰를 진행(In depth interview)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는 정성적인 답변을 이끌어낸다. 왜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냐, 왜 그것을 선택했냐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은 home use test 이다. 넷 이상의 사람들을 모아두고 정량적이고 정성적인 평가를 받아내는 단계이다.
16.
223p, 그렇다면 수요곡선을 어떻게 추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정말 많은 모델들 중 실제로 수요곡선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델은 많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몇 가지 추천할 만한 방법들을 소개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가격에 대해서는 모두가 전문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가격변화에 따라 수요(판매량) 가 얼마나 변할 것 같은지 - 왜 그렇게 변할 것 같은지 - 변한 다음에는 어떻게 변할 것 같은지 - 물어봐라. 많이 쌓이면 유의미한 인사이트다. (2) 소비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 (가격에 매몰된다는 점 등의 단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3) 현장실험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 이 책은 바코드와 같은 것이 ‘현대 기술’ 이라고 할 만큼 예전에 쓰여졌고, 지금으로 풀어 보면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친 A/B Testing 이다.) 이들 하나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참고 : 과거 데이터 참고에 대해서는, 과거 사건이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찾기 어려워 비관적이라고 했다. (이 책에서는 빅데이터라고 언급돼 있지만 2021년 기준 저건 빅데이터가 아니고 그냥 조금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시계열 분석이다.) 하지만 304p, 소비자 개개인의 지불용의를 알아내고 정확한 가격 차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고 말한다.
글을 쓰는 데 반영된 생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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